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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분기 마이너스 성장, ‘깜짝 성장’ 기저효과인가

입력 2024-07-25 15:18 | 신문게재 2024-07-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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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역성장’이라는 키워드와 또 마주했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을 -0.2%로 집계했다. 1분기를 비교시점으로 볼 때는 ‘깜짝 성장(1.3%)’에 따른 기저효과처럼 나타난다. 기저효과에 내수 부진이 겹친 것이다. 전분기가 호조였으니 역기저효과(high base effect)라 해야 더 정확할 수도 있다.

다섯 분기 연속 이어지던 성장세가 꺾였다고는 하나 우리 경제가 그렇게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건 아니었다. 순수출(수출-수입)과 내수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4월과 5월 연속 감소한 소비는 여름 특수를 맞은 6월에도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기업 생산성 증가율이 0%대로 추락하면서 2040년대 한국 경제가 역성장에 빠진다는 경고를 한번 떠올려봐야 한다. 착시효과라고 단정하고 실제로 둔화되는 측면까지 덮어버린다면 왜곡된 결괏값이 나올 수 있다.

수출과 내수 모두 양호하고 회복 조짐인 듯하면서 경기 개선세는 미약하다. 민간소비는 물론 제조업 경기 부진 속의 설비투자,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투자 내용이 좋지 않다. 경기 회복 흐름을 이어가려면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민간부채 해법과 자영업 연착륙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되지만 2분기의 마지막인 6월 백화점 카드 승인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 줄었다. 내수 회복 낙관론을 펴기보다는 내수 진작책을 더 고민할 때인 것이다.

하반기 성장을 견인하려면 내수 제약 요인인 고금리와 고물가의 그림자를 걷어내야 한다. 금리 인하 여건을 더 조성하면서 그 지점으로 서서히 이동시켜야 한다. 확장재정은 조심하되 저성장 시대엔 재정을 풀고 금리를 낮춰 숨통을 틔워주는 정책 또한 아쉽다. 새로 출범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체제가 여당답게 실효성 있는 경제 부양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등의 이슈를 이끄는 건 좋은데 기업 성장에 반하는 노란봉투법 강행 처리는 중단해야 한다.

기억할 것은 지난해 연간 실질 GDP가 1.4%에 그쳤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였다. 2분기 성장률은 2022년 4분기(-0.5%) 이후 6분기 만의 가장 낮은 것이기도 하다. -0.2% 성장의 내용이 100% 기저효과는 아니다. 물가 외에 환율과 가계부채 등 통화정책 기조 전환의 발목을 잡는 요인들을 제거하거나 완화해 나가야 한다. 더도 덜도 말고 5월 전망(2.5%)에 부합하는 성장 흐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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