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생활경제 > 패션 · 뷰티 · 화장품

中 알리바바, K명품·패션 플랫폼 ‘눈독’…짝퉁 이미지 벗을까

‘자본잠식’ 에이블리· ‘매출 반토막’ 발란, 알리바바 투자 논의...재무 개선 긍정적 효과 기대
회원 개인정보 데이터 유출·소비자 신뢰도 하락 우려도 나와

입력 2024-07-24 17:22 | 신문게재 2024-07-25 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AKR20240502052100030_01_i_P4
발란은 지난 5월 전 세계에 제품을 배송하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발란 닷컴’을 론칭했다. (사진=발란)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이어 국내 명품 플랫폼 ‘발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외부 자본 수혈이 시급한 기업들만 공략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중국 자본이 한국 플랫폼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알리바바그룹을 포함한 다수의 해외 유통사로부터 수백원 대 시리즈D 투자를 제안받아 검토 중이다. 방식은 SI(전략적 투자자), FI(재무적 투자자) 모두 열어 놓은 상태다.

발란 측은 “투자 규모는 기업 가치가 3000억원으로 평가받았던 시리즈C보다 상회할 전망”이라며 “올해 들어 투자 분위기 살아나면서 발란에 투자 의향을 가지고 지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부터 발란에 투자를 제안해왔다. 다만 글로벌 명품 플랫폼 업계 침체로 논의가 지연되다 이번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알리바바는 발란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은 지난 5월 전 세계에 제품을 배송하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발란 닷컴’을 론칭했다. 현재 해외 배송 가능 지역은 미국과 중국, 일본, 아랍에미리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총 151개국이다. 발란 닷컴은 서비스 론칭 한 달 만에 해외 사용자 수 일 평균 4만 명, 누계 100만 명을 돌파한 상태다. 발란은 글로벌 서비스 론칭과 함께 올해 최소 500억원, 내년에는 약 2000억원 규모의 수출액을 예상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명품 사업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20년 알리바바그룹은 글로벌 명품 온라인 플랫폼 파페치에 3억 달러(약 3400억원) 규모를 출자했다. 그러나 파페치가 파산 위기에 몰리고, 쿠팡에 인수되면서 명품 사업 진출도 무산된 바 있다. 

2024042201001572300068331
에이블리 앱 화면. (사진=에이블리코퍼레이션)

 

알리바바가 국내 패션·명품 플랫폼에 계속해서 접촉하는 것은 자사의 ‘저가 이미지’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알리바바그룹은 현재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한국 e커머스 시장에 진출해 있다. 만약 알리바바가 2030세대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둔 에이블리와 패션 사업을 연계할 경우, 국내 셀러들의 확보는 물론 신규 고객 유입 효과까지 누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알리바바가 국내 패션·명품 플랫폼 투자 논의 소식에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관련한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자본이 유입되는 조건에 국내 소비자들의 정보 공유가 따라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국내 소비자가 여전히 C커머스의 품질과 안전성에 의구심을 많이 갖는 만큼,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 알리바바가 지난해 무신사, 지그재그 등 여러 기업들을 접촉했지만, 해당 기업들은 알리바바와의 협업 고려를 단칼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알리바바 외에도 중국 리셀 플랫폼 포이즌, 일본 온라인 패션 플랫폼 조조타운 등이 발란 측과 접촉하고 있어, 발란 투자가 확정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에이블리도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자본잠식 상태고, 발란 역시 3년 연속 업계 1위지만 지난해 매출이 반토막났다”면서 “두 기업 모두 투자가 필요하지만, 중국 자본이 들어가는 순간 소비자 신뢰도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