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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희소식도 안 먹혔다"…삼성 HBM3E 단비, 언제쯤

로이터 "다음달 HBM3 납품 시작…H20 탑재"
삼성 HBM3E도 B20 탑재 전망
"로우엔드 제품 탑재, 패키징 때문"

입력 2024-07-25 06:41 | 신문게재 2024-07-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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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납품 퀄 테스트(품질검증)를 처음으로 통과했다고 미국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AI(인공지능) 시대 개막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삼성전자에 첫 열매가 맺힌 셈이다. 로이터는 3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이르면 다음달 엔비디아에 HBM3 납품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렸고, 시장의 반응도 썰렁했다. 테스트 통과 제품이 최신 HBM3E(5세대)가 아닌 HBM3(4세대) 였던 탓이다. 로이터는 HBM3E의 퀄 테스트는 현재 진행형으로 봤다.

삼성전자의 HBM3는 엔비디아 H20 GPU에 탑재될 예정이다. H20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맞춰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앞서 미국은 중국의 AI반도체 군용 사용 가능성에 주목, 수출 칩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제한해왔다. 즉, 성능이 떨어지는 로우엔드 제품에 탑재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반도체 가격은 성능에 비례한다. 고성능 칩인 H100이 4만달러인 반면 성능이 낮은 H20은 1만3000달러에 불과하다. H20에 탑재되는 HBM 개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H100에 탑재되는 제품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문제는 다음 칩인 HBM3E 역시 중국 수출용 제품 ‘B20’ 탑재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자칫하면 삼성전자 HBM 브랜드 이미지가 저성능으로 국한될 수 있는 것이다.

AI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엔비디아의 기조를 보면 한 제품 군에 하나의 HBM 사용을 고집했다”고 말해 삼성 HBM이 B20에 탑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중국 내 유통 협력사인 ‘인스퍼’와 함께 ‘B20’으로 명명된 AI칩의 출시와 유통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제품은 올해 초 공개된 차세대 AI칩 블랙웰(B) 시리즈의 중국용 제품으로 추정된다. B20은 내년 2분기 출시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제품이 로우엔드 제품군에 쓰이는 이유로 패키징을 지목한다. 기존 메모리가 정해진 규격의 소켓에 칩을 꽂는 형태였다면, HBM은 칩 자체에 장착되는 방식이다. 회로가 복잡한 H100 등 제품군보다 로우엔드 제품에서 삼성 칩을 확인하기 좋은 셈이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엔비디아 칩은 이미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패키징 기술로 양산되고 있는 만큼, 삼성의 HBM을 칩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키지 기술이 필요하다.

신동주 모빌린트 대표는 “HBM 같은 경우에는 패키징을 하나로 해야 된다”면서 “아무래도 패키징 개발에 시간이 꽤 걸리다 보니 현재 라인업에서는 사용될 가능성이 적다”고 봤다.

다만, 맞춤형으로 양산되는 HBM4(6세대)부터는 삼성제품의 고성능 칩 탑재 가능성도 있다. 현재 엔비디아 칩은 공급부족 상태다. 칩 물량이 늘어날수록 필요한 HBM도 많아지는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만으로는 수요 대응이 안되기 때문이다.

또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한번에 아우를 수 있는 삼성의 턴키(일괄 생산) 전략 역시 HBM 시장에서는 매력적인 무기다. SK하이닉스 역시 HBM과 패키징 기술 결합을 강화하기 위해 TSMC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또 다른 AI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패키징 기술이 개발되고 최적화면 다음 라인업부터 삼성전자에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봤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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