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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정신아 체제’…쇄신·신사업에 카뱅 리스크까지 ‘카오스’

입력 2024-07-24 06:24 | 신문게재 2024-07-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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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김범수 창업자 겸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 구속 이후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 공백 최소화를 선언했다.

카카오는 2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 주도로 진행됐던 그룹 쇄신 작업은 물론, 인공지능(AI) 신사업 추진 등 모든 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강제매각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이다.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에 휩싸인 카카오를 구원하겠다며 경영 일선에 재등판했다. 그는 “2024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겠다” 선언했으나, 그 자리에는 창사 이래 최초 대표 구속이란 악재만 남게 됐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에 위기의 전조증상은 많았다고 지적한다. 문어발식 계열사 늘리기부터 계열사 대표들의 잇따른 스톡옵션 먹튀 논란, 인맥 경영 의존, 쪼개기 상장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이외에도 카카오에는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의 횡령·배임 등 각종 의혹들이 산재했다.

당장 김 위원장 구속으로 그룹 핵심 과제였던 ‘AI 사업’이 안갯속에 빠질 공산이 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AI 기반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을 맞아 안타깝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정 대표도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 갈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리더십 공백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현재 AI 연구개발(R&D)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한 뒤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신설해 서비스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3분기에 접어든 지금까지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회와 준법과신뢰위원회도 김 위원장 부재로 미래가 불투명하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월 CA협의체를 확대 개편하고 ‘선택과 집중’을 핵심 과제로 상정하면서 최근 계열사 수를 2022년 2월(138개) 수준으로 줄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47개였던 카카오 계열사는 올해 6월 기준 125개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이 부분에서도 제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금융 시장에 미칠 파장도 심상치않다. 카카오가 대주주로 있는 카카오뱅크의 주인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라 대주주는 최근 5년간 자본시장법 등 금융관련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가 벌금형을 이상을 선고받고, 위법행위 당사자뿐만 아니라 관계 법인에도 형벌을 주는 양벌 규정이 적용되면 카카오는 지분 처분에 나설 수도 있다. 카카오는 지분 27.16%에서 보유주식 한도(10%)를 초과한 지분 17.16%를 팔아야 하고, 이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1대 주주가 된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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