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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지는 외국계 보험사…먹거리가 없다?

입력 2024-07-23 15:13 | 신문게재 2024-07-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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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시장에서 발을 빼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과거 국내시장에서 철수한 해외 보험사를 비롯해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중국계 보험사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의 한국시장 이탈이 가속화되는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말 동양생명·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함께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두 회사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했다.

다자보험그룹은 동양생명 지분 42%, ABL생명 지분 100%를 각각 보유한 최대주주다. 구체적인 매각 가격이나 조건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을 묶어 패키지로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들 보험사의 최대 주주인 중국 다자보험은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발을 뺀 외국계 보험사들은 ING생명(네덜란드)와 우리아비바생명(영국), 알리안츠생명(독일), PCA생명(영국). 푸르덴셜생명(미국) 등이 있다.

프랑스계 보험사인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매각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꾸준히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해외 보험사들이 국내시장에서 짐을 싸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해외에 모회사가 있다 보니 각 회사에서 추구하는 경영 전략에 맞게 시장 진출과 철수를 결정한다. 동양생명·ABL생명의 패키지 매각 추진도 다자보험의 민영화를 위한 자산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글로벌 보험사들이 국내 보험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하기에는 메리트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전문가들은 보험사 중에서도 생명보험사들의 철수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각 회사마다 철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결국에는 한국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일 것”이라며 “전반적인 영업 여건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생명보험사보다는 손해보험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손보사들은 상대적으로 보험상품이 다양하고 자동차보험이 수익을 굳건히 받쳐주고 있지만, 생보사들은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 데다 고령화로 인해 미래 먹거리가 많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만 존재하는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도 해외 보험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이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독과점 등을 막기 위해 1개 은행이 1개 보험사 상품 판매 비율을 25% 이내로 하는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해외 보험사들은 판매 채널이 한정적이고 설계사 인프라도 적은데, 방카슈랑스 규제로 어느 정도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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