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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만에 2만5000대…곽재선의 결단 '액티언' 돌풍 이끌었다

13년만에 부활한 액티언 비하인드스토리
곽 회장, '액티언 부활' 최종 지시
70년 헤리티지, 액티언 통해 확립 의지

입력 2024-07-22 05:00 | 신문게재 2024-07-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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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 회장. (KG모빌리티 제공)

 

KG모빌리티의 신차 ‘액티언’이 옛 향수를 일으키며 초반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자동차업계의 관행을 과감하게 깬 곽재선 회장의 결단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 ‘액티언 부활’을 최종 지시했다. 액티언은 ‘토레스 쿠페’에 붙여진 최종 차명이다. 토레스 쿠페는 KG모빌리티를 위기 상황에서 구해 낸 중형 SUV 토레스의 파생형 모델이다. KG모빌리티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출시 2년 차에 접어든 토레스의 신차효과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기 때문에 KG모빌리티 입장에선 이 부분을 만회하고 토레스 후광을 통해 파생 모델인 토레스 쿠페의 성공도 보장 받아야 했다”면서 “하지만 토레스가 연상되지 않는 액티언을 부활하는 도박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토레스 전기차 역시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로 명명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운의 차로 꼽히는 액티언이 단종 13년만에 토레스 쿠페의 모습으로 환생할지는 업계에선 상상조차 못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레스 쿠페 등 토레스가 연상되는 차명을 놓고 KG모빌리티가 최종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종적으로 곽 회장이 액티언을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액티언은 현재 경쟁사들이 가장 공들이는 ‘쿠페형 SUV’의 시초로 불리지만 시대를 너무 앞선 탓에 출시 5년만에 단종됐다. 이 기간 국내 누적 판매량은 약 3만7000대에 그쳤다. 연평균 판매량이 채 1만대도 안 돼 사실상 실패한 모델이다. 실패한 차명이 부활하는 일은 업계에선 흔치 않다. 대표적으로 기아는 크레도스, 옵티마, K5 등으로 중형 세단의 차명을 바꿔 왔다. 준중형 세단 역시 스펙트라, 쎄라토, K3로 차명이 변경됐다. 경쟁 모델이자 압도적 시장 우위를 보였던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아반떼가 같은 이름을 유지한 것과도 비교된다. KG모빌리티도 액티언 후속 모델에는 과거 전성기를 이끌었던 ‘코란도’라는 차명을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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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언. (KG모빌리티 제공)

 

곽재선 회장은 궁극적으로 KG모빌리티의 대표적인 도전사인 1세대 액티언의 서사를 통해 브랜드 70년 역사의 헤리티지 확립하겠단 의지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70년 역사의 한국 브랜드라는 자존심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곽 회장의 전략은 일단 대성공이다. 액티언은 사전예약 개시 나흘만에 약 2만5000대가 계약되면서 초대박 실적을 냈다. 르노코리아가 비슷한 시기에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한 ‘그랑 꼴레오스’는 4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열흘간 약 7000대가 계약됐다. 사전예약 실적에서 액티언이 경쟁 모델을 압도한 것이다. 올 상반기 내수 판매량이 11% 감소하는 등 올해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는 위기 상황에서 거둔 실적이라는 것도 곽 회장의 뚝심이 ‘신의 한 수’였단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국내 한 자동차 마케팅 전문가는 “액티언이 실패한 차종이긴 해도 과거 KG모빌리티의 최전성기를 열었던 코란도와 무쏘의 후광을 안은 모델”이라면서 “KG모빌리티 역사상 사전계약 첫날 실적도 토레스가 나오기 전까지 1위를 지켰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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