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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직면한 국내 IT 기업, 불안감 고조

입력 2024-07-22 05:00 | 신문게재 2024-07-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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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위원장, 김상철 한컴 회장,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각 사)

 

국내 토종 IT 기업 수장들이 잇따라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면서 업계에서는 추진 중인 사업과 함께 IT 산업 생태계가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 한글과컴퓨터(한컴), 위메이드 수장 모두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으며 일부는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다.

22일 IT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쟁자인 하이브의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상승·고정 시킬 목적으로 시세조종 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의 횡령·배임 의혹 사건에도 김 위원장이 연루됐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같은 날 토종 벤처 신화를 이끌었던 한컴의 김상철 회장도 ‘아로와나토큰’ 비자금 조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았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 최대주주인 한컴위드가 투자한 암호화폐다. 2021년 상장 당일 30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장중 1075배에 달하는 5만3800원까지 폭등했다. 시세조종 의혹과 함께 한컴이 1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현재 아로와나토큰은 상장 폐지됐다.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김 회장의 차남과 아로와나테크 정모씨는 지난 11일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가상화폐 발행사 겸 게임사인 위메이드는 위믹스 코인 발행·유통량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위믹스는 2020년 10월 빗썸, 2021년 12월 코인원, 2022년 1월 업비트에 차례로 상장됐다. 그러나 2022년 10월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과 실제 유통량이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돼, 그해 12월 상장 폐지됐다. 이후 지난해 코인원을 시작으로 고팍스, 빗썸, 코빗 등 4개 거래소에 재상장 됐으나, 투자자들은 지난해 5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를 사기 및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고발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위믹스의 지갑 서비스 팰랫폼 ‘플레이월렛’과 가장자산 거래소 ‘피닉스’의 미신고 영업 의혹도 조사 중이다. 

 

장 대표는 아직 검찰 소환 대상에 오르지 않았지만, 지난 3월 돌연 사임한 데 이어 수사가 시작된 지 1년이 넘은 만큼 곧 소환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컴 김 회장도 지난 18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한숨 돌렸지만 재판에 넘겨진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같은 날 카카오 김 위원장도 임시 회의에서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며 결백을 주장했으나, 영장전담판사가 과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구속영장을 발부한 적이 있어 긴장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IT 업계 수장들이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면서 그간 어렵게 성장한 IT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 계열의 벤처캐피탈 카카오벤처스는 250여개 극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해 당근, 두나무, 시프트업 등과 같은 유니콘 기업을 발굴해 왔다. 이들 기업이 진행 중인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 또한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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