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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의 최대 약점은 소통"

하정우 센터장 "수요자가 필요한 것 함께 얘기해야"
유회준 학회장 "삼성전자, 서비스 마인드 부족…사업 형태 탈피 필요해"

입력 2024-07-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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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사진=셔터스톡).

 

“국내 AI반도체 업계가 열심히 하고는 있습니다. 다만 조금 더 저희(데이터센터 업체)와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6일 부산 윈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반도체공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만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은 국내 AI반도체 업계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고객 입장에서 더 필요한 게 뭔지 함께 고민하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일침이다.

하 센터장은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함께 얘기해야 한다”며 “그러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물건(반도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 센터장의 일침과 같이 국내 반도체 업계의 약점은 ‘소통’으로 통한다. 시장이 커지고 있는 AI반도체 외에도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디자인하우스 등에서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 생산량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맞춤형 메모리 시장이 열리며 고객사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범용 제품을 대량 생산하던 기존 사업 형태를 벗어나기 힘든 것이다.

기존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는 규격이 정해진 칩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이었다.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업체에서 정해진 규격에 맞추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마중물로 범용 제품도 고객사에 맞춤형 제품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회준 반도체공학회 학회장은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이유는 고객사 요청에 맞춰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업계 1위를 유지하며 표준에 맞는 메모리를 찍어내는 사업 형태를 빠르게 탈피하지 못하면 AI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차세대 기술 개발 부문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HBM 외 다른 기술 개발에는 적극적이 않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 협력 업체 관계자는 “SK하이닉스랑 회의할 때 내용 중 대부분이 HBM”이라며 “HBM 외 다른 기술을 연구할 목적으로 왔어도 고위직에서 HBM 얘기만 계속 한다”고 말했다.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에서는 디자인하우스, 파운드리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토로한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의 반도체 설계도를 파운드리 공정에 맞는 제조용 설계 도면으로 다시 만드는 중간 다리 역할이다. 양 측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셈이다.

한 팹리스 대표는 “디자인하우스 입장에선 최대한 노력한 것이겠지만, 파운드리와 칩 제조 관련해 시원하게 소통한 적이 많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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