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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세계인의 축제 2024년 올림픽대회

입력 2024-07-21 13:39 | 신문게재 2024-07-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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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여름휴가를 뜻하는 바캉스(vacance)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프랑스어다. ‘비어있다’는 뜻의 ‘vacant’에서 나온 단어이고, 모두 휴가를 떠나 도시가 텅 빈다는 의미로 여기에서 휴가라는 뜻이 파생된 것으로 해석된다. 방학, 휴가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vacation’도 동일한 어원에서 나왔다. 많은 프랑스인이 긴 여름휴가를 떠나는 7~8월이면 프랑스 파리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만 남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여름휴가를 프랑스에서는 ‘그랑드 바캉스(grandes vacances)’라고 부르며, 지방으로 이어지는 도로들은 인구 대이동으로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된다.


우리들은 여름에 휴가라고도 하고, 피서(避暑)라는 단어도 사용한다. 더위를 피한다고 뜻이니, 한여름의 무더위를 피해 더운 시기를 잘 보낸다는 의미다. 더위를 피한다는 표현을 영어로 하면 ‘beat the heat’ 이라고 한다. 더위와 싸워 이긴다는 의미이니, 표현 하나에도 문화적, 사회적 사고방식의 차이가 잘 나타난다.

올해는 제33회 올림픽대회(Olympic Games)가 오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올림픽대회는 전 세계 각 대륙의 각국에서 모인 수천명의 선수들이 스포츠 경기를 통해 결국 세계가 하나임을 알리는 취지로 진행되는 국제 대회다. 이번 파리올림픽은 ‘와서 나누자(Venez partager:Made for Sharing)’라는 슬로건과 함께 206개국에서 대략 1만500명이 참가해 32개 종목에서 329개의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아직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참가를 결정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전세계인의 큰 축제임이 분명하다.

개최 기간이 오는 26일부터 8월 11일로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다. 파리의 7~8월 낮 최고 기온은 대략 25~26도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지구 이상기온으로 유럽지역 더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의 경우 한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이 많았다고 하니 다소 걱정이 되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 도쿄올림픽대회에서도 도쿄 지역의 지속된 폭염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 참가 선수들과 관광객들이 열사병으로 고생했고, 쓰러지는 상황도 발생한 바 있다.

파리의 바캉스 문화와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현지의 파리지엥들은 파리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분위기도 전해진다. 전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를 통해 세계평화와 국제 친선을 도모한다는 올림픽 정신을 떠올리면 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불편함을 참지 않으려는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고, 세계 평화의 길이 멀고도 험하기에 안타깝기도 하다.

무더위도 보관이 가능하다면 잘 모아서 보관해 두었다가 한겨울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시기에 사용하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그런 기술이 없으니 이번 올림픽대회은 무더위와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올림픽대회에서 어쩌면 더위가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것도 같다. 전세계인의 축제인 이번 파리올림픽대회를 계기로 다시 한번 국가들간의 국제적 결속도 다지고, 스포츠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며, 함께 사회적 환경적 문제들도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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