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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준 학회장 "AI칩 정부 지원 미흡…엔비디아, 독주 끝날 수 있어"

中 반도체 위협 "메모리는 韓 우위…시스템은 우리보다 잘해"
한국 반도체 독자적 기술 강조
차세대 기술 중 CXL 가장 먼저 열릴 것

입력 2024-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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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준 반도체공학회 학회장
유회준 반도체공학회 학회장이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기자단)
“엔비디아는 데이터 센터용 AI(인공지능)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라, 온디바이스 AI에는 대응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NPU(신경망처리장치)를 만드는 우리 AI반도체 회사들에게는 기회입니다.”

유회준 반도체공학회 학회장은 지난 16일 진행된 부산 반도체공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국내 AI반도체 업계의 개화시기가 “의외로 빨리 올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회장은 “AI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이 NPU를 가지고 지난 2월 ISSCC(국제고체회로학회)에서 우리나라 벤처기업 중 처음으로 엔비디아, 인텔 등과 나란히 발표를 했다”며 “인텔 펠로우도 제게 (리벨리온에 대해) ‘최고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ISSCC는 초대형집적회로학회(VLSI), 국제전자소자회의(IEDM)와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학회로 통한다. 우리 AI칩 스타트업이 세계에 통한 셈이다.

다만 유 회장은 우리 기업을 지원하는 정부의 지원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작전을 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재 국내 AI칩 스타트업은 완전 각자도생”이라며 “일본은 장관급에서 어떤 틀을 제시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미국과 어떤 협력 얘기가 나오면 장관급의 높은 사람이 톱다운 방식으로 계약을 맺어가지고 온다”며 “우리나라는 미국하고 협력 얘기가 나오면 기업이 끌려가서 앉아만 있고 정부에서 해주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의 해결방안으로는 “정부에서 큰 가이드라인을 그려줘야 한다”며 전략적인 움직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의 추격에 대해서는 메모리는 우위이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안심할 수 없는 단계라고 했다. 양산 기술은 한국이 위인 반면, 중국에 시스템 반도체 유니콘 기업이 많고 내수 시장이 큰 점이 변수라는 지적이다.

유 회장은 “지금 중국은 시장의 크기와 정부의 강력한 보조로 시스템 반도체 부분에서 한국보다 잘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 사이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자세에 대해서는 “정말 힘들겠지만 중국 시장을 유지하면서 미국 제재에는 협력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으로는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꼽았다. 한국만의 독자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유 회장은 “반도체는 승자가 독식을 하는 시장”이라며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차세대 AI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술 중에서는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시장이 가장 먼저 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CXL은 시스템 공유 연결 기술로, 시스템 간 간섭을 최대한 줄이면서 다양한 시스템 장치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통신 규약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CXL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 회장은 “CXL은 삼성을 포함한 몇 개 회사가 이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CXL 시장은 이미 개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멀리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인력 양성도 그렇고 지금 투자하는 분야들도 적어도 15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자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반도체공학회는 일본 전자공학회와 협약을 맺어 국내 산업과 학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도 조금 더 실무적으로 개정하고, 산학 협력을 강화해 국내 기업이 만든 NPU로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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