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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게릴라 파업에 '속수무책'…한국지엠, 수출길 막힌다

"인내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노조가 미국 메리 바라 회장도 압박
교섭은 교착…벌써 1만대 생산 차질

입력 2024-07-17 13:24 | 신문게재 2024-07-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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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7 13;00;40
한국지엠 노조가 투쟁 깃발을 흔들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 제공)

 

지엠 한국사업장(한국지엠)이 노조의 ‘게릴라 파업’ 탓에 가장 중요한 ‘수출길’이 막히고 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이달 노조의 부분 및 게릴라 파업으로 1만대가 넘는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연일 파업에 나서면서 전체 판매량의 90%에 육박하는 수출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월말이 아직 한참 남았음에도 벌써 월평균 판매량의 5분 1 이상이 노조 파업으로 사라졌다. 이대로라면 이달 생산량은 반토막 날게 거의 확실시된다. 노조의 게릴라 파업에 한국지엠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국내 수출 1~2위를 다투는 트레일블레이저나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미국에선 없어서 못파는 차들”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특히 노조 집행부는 파업 지침을 어긴 조합원이나 부서에 대해서는 별도로 ‘파상파업’ 명령을 내리기까지 한다. 전날에도 부평공장 롤링센터가 집행부의 파업지침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산직과 사무직 모두 각 2시간씩 개별 파업을 명령하고 이를 전체 조합원에 공지했다. 파업이 집행부 독단으로 강행되더라도 조합원이 빠질 수 없게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불만이 속출한다. 노조는 “파업은 정당한 요구를 무시한 사측에 대한 저항이자 분노”라는 입장이다.

올해 교섭도 교착 상태다. 사측은 기본급 7만9000원 인상, 성과급 1050만원 지급 등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이보다 2배 이상 인상된 안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반짝 흑자를 내긴 했으나 아직도 2조원의 누적 적자가 쌓여 있다고 노조를 달래고 있지만 노조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급기야 안규백 한국지엠 노조 지부장은 본사인 미국 지엠의 메리 바라 회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안 지부장은 바라 회장에게 공문을 보내 “한국지엠 경영진들은 포괄적인 제시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인내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엄포를 놨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 입장에선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노조 리스크가 더 무서울 것”이라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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