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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동원·두산…그룹사, 끊이지 않는 계열사 합병비율 '논란'

입력 2024-07-17 15:30 | 신문게재 2024-07-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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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에 반발하는 주주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o을 통해 생성한 ‘인수합병에 반발하는 주주’ (이미지=ChatGPT 4o, 편집=이원동 기자)

 

최근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안 발표 이후 불거진 ‘합병 비율’ 적정성 논란은 그동안 많은 기업들도 겪었던 일이다.

지난 11일 두산 그룹은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리해 두산로보틱스에 완전자회사(100% 지분)로 흡수 합병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번 분할과 합병을 통해 두산밥캣은 상장폐지되며, 두산밥캣 주주들은 1주당 두산로보틱스 주식 0.63주로 바꿀 수 있다.

시장에서는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두산밥캣 주주 입장에서는 알짜 회사의 주식을 고평가된 주식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두산밥캣은 최근 3년간 실적과 배당이 꾸준히 증가해온 저평가 주식이다. 매출액은 2021년 5조8162억원에서 8조6219억원(2022년), 9조7589억원(2023년)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953억원, 1조716억원, 1조3899억원으로 늘어났다. 수익 대비 주가의 수준을 보이는 주가수익비율(PER)도 6배 수준에 그쳤는데, 통상 PER이 10배에 미치지 못하면 저평가주로 평가한다.

두산밥캣의 배당금도 1주당 기준 최근 3년 간 1200원(2021년)에서 1600원(2023년)으로 33.3% 증가한데다, 올해 기업가치제고(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제도 수혜로 주주환원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였다.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설립 이후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두산로보틱스는 영업이익 기준 2021년 71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92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합병비율은 1대 0.35로, 삼성물산 주식 1주가 제일모직 주식 0.35주의 가치와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물산 지분 7.23%를 보유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며 반발했다. 주가는 시장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할 수 있는 만큼, 자산을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계산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시장에선 주당순자산가치(PBR)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합병비율이 1대 0.35에서 1대 2.19로 뒤집힐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SK C&C가 SK와 합병할 때도 합병비율 논란이 불거졌다. 합병비율이 1대 0.74로 정해졌는데, 이는 SK C&C에 지나치게 유리한 비율이라는 지적이었다. 당시 SK C&C는 최태원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분이 43.45%에 달했다. SK C&C를 상대적으로 고평가해 SK와 합병함으로써 손쉽게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022년 동원그룹 계열사 간 합병 당시에도 일반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일반 주주들은 자산이 많고 상장사인 동원산업과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고, 사측은 결국 합병 비율을 수정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 간 합병비율은 기존 약 1대3.8386이었으나 1대2.7023로 바뀌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 지배구조는 아무래도 지배 주주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다만 지배주주의 목적에 의해 기업 지배구조가 바뀌게 되면 이해관계가 배치되는 소액 주주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있고, 주주 신뢰도가 낮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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