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기업경영 · 재계

‘없애고 찢고 합치는’ 재계, 위기 탈출 몸부림

삼성·현대차·LG, 조직 효율화 박차
포스코, 장사 안되는 120개 사업 정리
효성, '형제경영' 끝내고 독립경영
KT도 깜짝 조직 개편…ICT 기업 도약

입력 2024-07-17 06:22 | 신문게재 2024-07-17 6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cats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LG, SK. (연합, 각사 제공)

 

한국경제가 ‘L자형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SK와 두산그룹 등 국내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조직을 없애거나 통폐합하는 등 위기 탈출용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른바 비주류 사업은 과감하게 접고 전열을 재정비해 미래 사업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은 올해 ‘사업 리밸런싱(재조정)’에 마침표를 찍고 탄탄한 미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안으로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실물경기 악화, 밖으로는 미·중 갈등에 따른 경제안보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실상 비상경영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맏형’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 직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을 신설했다.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되던 HBM 관련 전문 인력을 한 곳에 모아 경쟁력을 강화키로 했다. DS 부문 최고의 전문 연구·개발(R&D) 인력이 상주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의 연구소도 일부 조직을 통합했다.

현대차그룹은 효율적인 조직 운영 차원에서 메스를 들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의 발 빠른 전환을 위해 연구개발(R&D) 조직을 크게 2개 부문으로 나눠 책임과 역량을 분명히 했다. 그룹 내 흩어져 있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개발 조직을 통합하고 R&D 본부 산하에는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을 신설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와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를 위한 전담 조직 신설도 검토 중이다.

100년 기업을 기치로 내건 LG그룹은 모바일, 태양광 사업을 과감하게 접는 대신 미래 사업과 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중이다. 특히 SK온의 경쟁사이자 LG그룹의 배터리 전문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기능 중복 부서를 과감하게 통폐합하는 등 조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지금까지 공격적인 수주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많은 비효율이 발생했다”면서 “조직별로 투자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깊게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포스코그룹은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미래 전략에 부합하지 않거나 수익을 못 내는 120개 사업 및 자산을 통폐합 또는 매각한다. 효성그룹도 기존 지주사 ㈜효성과 신설 지주사 HS효성 등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하고 조현준·현상 형제의 독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이어왔던 ‘형제 경영’을 끝내고 각자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조 회장은 그룹의 모태가 되는 섬유, 중공업, 화학을, 조 부회장은 첨담소재 분야를 각각 맡기로 했다. KT도 인공지능(AI) 역량 강화 차원에서 깜짝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KT는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을 합친 이른바 ICT 기업으로 도약하겠단 목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에 진입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를 미래 경쟁력 강화의 원년으로 삼아 내실을 다지는 시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