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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E&S’ 수평 합병 급부상…SK 첫 ‘한 지붕 두가족 체제’

'째깍째깍' SK시계, 100조 '에너지 공룡' 띄운다

입력 2024-07-17 06:04 | 신문게재 2024-07-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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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린동 SK 본사
SK그룹.(연합뉴스)

 

재계 및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이 주주 반발 최소화 차원의 ‘수평적 합병’ 방식으로 진행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다수의 합병 시나리오 중, 이 방식이 상당수 주주들의 반대와 배임 시비를 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양사 간 합병안을 논의한다. 합병안은 SK이노베이션 아래 SK E&S를 두는 수직적 통합보다 수평 통합 방식의 사내독립기업(CIC) 체제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양 사가 수평적 구조로 합병하되, 기존 조직과 사업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되면 SK E&S는 기존의 도시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재생에너지 등의 사업군을 그대로 영위할 수 있고, SK이노베이션은 SK E&S로부터 현금을 쉽게 끌어올 수 있다. SK E&S는 지난해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SK그룹의 캐시카우이자 비상장 알짜 계열사다.

결국, 양 사간 이번 합병은 외부 주주들과 투자자들의 각종 반발을 염두에 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는 태국의 에너지기업 EGCO(SK E&S의 자회사 파주에너지서비스의 지분 49% 보유)가 복병 역할을 했다는 후문도 있다. 당초 합병안 논의 초기 SK E&S의 도시가스 자회사를 떼어 내 SK온에 붙이는 방식이 고려됐지만, EGCO가 반대했다는 것이다. 또, 알짜 자회사를 SK이노베이션이나 SK온에 몰아줄 경우 ‘배임 리스크’ 문제도 생긴다.

게다가 SK E&S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3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합병을 반대하고 현금 상환을 요구할 경우 유동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다행히 KKR은 수평적 합병 방식에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향후 합병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병 건은 양사 이사회 논의를 거쳐 SK㈜도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논의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현재로써는 오는 18일 이사회 개최가 유력하다. 이사회에서는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등 후속 절차도 이어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에너지 분야를 대표하는 중간 지주회사로, SK그룹 지주사인 SK㈜가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SK E&S는 SK㈜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어 합병에 무리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양 사간 합병이 최종 확정, 진행된다면 매출 규모 90조원에 자산 총액 106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에너지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앞서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 임박설이 제기되자 공시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 향후 관련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라며 대내외 추측성 관측에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현재 SK 측은 양사 합병 논의와 관련해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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