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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틱스 자회사 편입에 뿔난 밥캣 주주들…"합병비율 문제 있다"

입력 2024-07-16 15:14 | 신문게재 2024-07-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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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만드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뒤 두 회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의 명분으로 경영효율화를 내걸었지만, 시장에서는 매년 1조원대 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를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회사에 편입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5만4600원까지 올랐던 두산밥캣은 이틀째 급락하면서 4만8450원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동안 두산로보틱스도 10만5700원에서 8만8900원까지 떨어졌다. 현재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12일 하락 마감한 뒤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2만1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회사 3곳의 주가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를 기존 에너지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 지분(46.06%)를 보유한 신설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해 쪼갠 뒤 투자회사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넘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지만 두산밥캣은 상장폐지된다. 합병에 반대하지 않는 두산밥캣 주주들은 두산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주식 0.63주를 받는다.

이 같은 개편안에 대해 두산밥캣 일반 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두산밥캣 주주 입장에서는 저평가된 회사 주식을 고평가된 회사 주식으로 대신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합병 비율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된다.

두산밥캣은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난 알짜 기업이다. 매출액은 2021년 5조8162억원에서 지난해 9조75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953억원에서 1조3899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창사 이래 지난해까지 7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영업익이 1조원이 넘는 회사의 주식 1주를 설립 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회사 주식 0.63주로 바꿔야 하는 주주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제기된다. 두산밥캣 한 주주는 증권포털 게시판에 “기업 실적만 놓고 보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1대 0.63이 아닌 1대 2 비율로 합병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합병안이 일반 주주와 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독자적인 성장을 기대한 투자자에게는 다소 아쉬운 결정”이라며 “주식매수청구권 이외에 주주 소송 등의 가능성이 있으나,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오를 경우 교환가치를 감안하면 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도 향후 건설장비 무인화 등을 추진함에 있어 로보틱스와 시너지를 기대한다”면서도 “해외 주주를 중심으로 두산밥캣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과 배당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이탈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노재영 기자 no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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