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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발목 잡힌 삼성전자…8인치 라인 일부 차질

8인치 라인, 자동화율 낮아…차질 생각보다 크지 않아
파업 8월까지 이어질 전망
HBM 공급에 영향 줄 수도

입력 2024-07-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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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회복하며 반등을 시작한 삼성전자가 노동조합(노조)과의 갈등을 빚으며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의 노조리스크가 하반기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제품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10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진행했던 1차 총파업 기간 동안 사측이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전삼노의 설명이다.

당초 전삼노는 1차 파업 이후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수정하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전삼노에 따르면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직원은 6540명이다. 이 중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은 5211명이다. 앞서 전삼노는 파업 목적이 반도체의 ‘생산 차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8인치 라인에서 약간의 차질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반도체 양산에는 12인치 웨이퍼가 주로 사용된다. 특히 선단공정 라인은 전부 12인치라고 봐도 무방하다. 고객사들이 많이 찾는 라인인 만큼 자동화가 잘된 것이다. 반면 8인치 웨이퍼는 레거시 공정(성숙 공정)에서 주로 활용된다. 찾는 고객 수가 적은 만큼 자동화율 또한 낮다. 노조의 총파업에 차질이 생긴 이유다.

전삼노는 최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8인치 라인을 먼저 세우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8인치 라인의 생산 차질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전삼노에서 밝힌 파업 첫날인 8일 ‘8인치 라인’ 가동률은 18%다. 기존 가동률인 80%에서 현저히 떨어진 수준이다. 그러나 대체 인력이 있는 만큼 전삼노가 밝힌 수치가 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체인력이 있는 만큼 파업 당일에 가동률이 18%까지 떨어졌다는 건 과하게 말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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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8일 오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사진=전화평 기자)
파업은 8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대체 인력 투입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파업이 길어질수록 직원들의 근무시간이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다.

전삼노는 지난해 8월 확보한 대표교섭노조 지위가 오는 8월 종료된다. 양 측 모두 8월까지 버티는 셈이다. 전삼노의 요구 조건 일부 하향 조정이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전삼노는 총파업 요구안 중 하나로 △전 조합원 기본 인상률 3.5%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노사협의회를 통해 결정한 성과 인상률인 2.1%를 더하면 5.6%가 된다. 이는 앞서 임금 교섭시 전삼노가 내걸었던 6.1%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삼노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파업의 장기화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AI 반도체 리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빠르면 하반기 중 HBM을 공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HBM 1위 SK하이닉스와 기술 격차가 많이 좁혀진 점과 HBM 공급량이 엔비디아의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노조 문제는 공급망 안정화를 원하는 엔비디아에게 마이너스 요소라는 분석이다.

전삼노도 이를 고려해 평택 사업장 HBM 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파업 참여를 촉구했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HBM 포토(장비)를 세우면 사측에서 바로 피드백이 올 것이고 (이는 노조의) 승리 당길 수 있는 키”라며 “EUV(극자외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멈춰달라”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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