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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급하길래”…유동성 확보나선 대형 건설사들

입력 2024-07-15 15:47 | 신문게재 2024-07-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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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알짜 자산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이 장기화되면서 그간 주택 사업 비중이 커왔던 대형 건설사들의 재무 부담이 급격히 증가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수원의 ‘힐스테이트 호매실’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9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5년 만기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 방식으로 보유 지분 22%를 신한은행에 매각해 유동화 확보에 나선 것이다. PRS는 정산시기 가치가 기준가보다 높거나 낮으면 서로 차익을 물어주는 파생상품이다. ‘힐스테이트 호매실’은 2016년 11월에 임대를 시작한 민간형 임대주택으로, 올해 11월 분양 전환이 가능해지면서 자산 가치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사 현금성자산은 2조3000억원(2023년 기준)으로 유동성은 충분한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부동산 PF개선 방안중 하나인 임대지분 유동화 기간 축소에 따른 현금 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1·10 부동산 대책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에 따른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공 임대지분 유동화 기간을 8년에서 4년으로 축소해 조기 매각이 가능해 졌다. 건설 경기가 악화된 것에 대비해 큰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곳의 사업장에 대해 신속하게 유동성 자금을 확보해 안정적인 재무관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에코플랜트도 최근 민간형 임대주택인 ‘신동탄 SK뷰파크 3차’ 지분의 80%를 약 1000억원에 PRS방식의 계약 방식으로 신한투자증권에 매각을 진행중이다. 2년 전 투자한 미국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 ‘어센드엘리먼츠’의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힌 데 이은 횡보다.

SK에코플랜트는 어센드엘리먼츠의 지분을 13%가량 보유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지분을 매입했던 2022년에 비해 가치가 3∼4배 가량 오른 2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보유 자산의 매각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매각을 진행중”이라 게 회사 측 입장이지만,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성향이 강해보인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그간 건설업황 악화 속에 환경기업 인수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컸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3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해 건설업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재무 체질이 크게 약화되면서 2026년 7월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공개(IPO)를 순조롭게 이끌기 위해 올해 재무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GS건설도 앞서 100% 지분을 보유중인 스페인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의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GS이니마는 GS건설의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차지하며 IPO까지 기대했던 곳이다. 지분 20%를 매각시 3000억원가량의 현금조달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GS이니마 매각을 통해 유입될 현금 규모와 시기에 따라 시장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고분양가 영향으로 미분양 리스크에 대한 손해가 최근들어 건축·주택부문 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 건설사들 중심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면서 “업계에선 유동성 확보를 통해 어떻게든 이 위기를 버텨보자 인식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알짜 사업장을 내놓는 곳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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