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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뉴진스와 지방소멸

입력 2024-07-15 13:57 | 신문게재 2024-07-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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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사진
이원배 정치경제부 차장대우
지난 1950~1980년대에는 이른바 서울 상경기 성공담이 미담처럼 퍼졌다. 유능하지만 가난한 시골 사람이 성공을 위해 서울에 올라와 공부로, 재능으로, 사업으로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강직한 ‘서울중앙지검’ 강우석 검사가 상징적이다.

서울에는 대통령·국회를 중심으로 한 정치권력과 재벌을 중심으로 한 경제권력, 판·검사 등이 중심이 된 사법권력, 서울대학교를 정점으로 한 교육권력, 방송사 등 미디어산업을 중심으로 한 문화권력 등 모든 권력이 집중돼 있다. 한마디로 모든 좋은 것은 다 서울에 있다.

현재도 그렇다. 뉴진스 같은 걸그룹으로 데뷔하고 유명한 가수·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서울로 가서 활동해야 하고 폼 나는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서도 서울로 가야 한다.

서울 집중과 서울로의 인구 이탈이 고도 성장기, 인구 증가기에는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급격한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 나라의 존망을 걱정하고 지역 소멸까지 우려하는 상황에서 서울 집중은 해소해야 할 문제가 됐다.

그러나 ‘서울 동경’ 현상은 오히려 더 강화되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서울(27%)이 꼽혔다. 서울 선호도는 2014년 16%로 하락했다가 2019년 21%, 2024년 27%까지 재상승했다. 저연령대 일수록 서울에서 살기를(10대 57%, 20대 41%, 50대 이상은 10%대 중반) 원했다.

서울 집중이 괜찮다고 하면 그대로 두면 되지만 심각한 문제라면 해결해야 한다. 그러러면 ‘서울권력’이 분산돼야 한다. 대통령집무실·헌법재판소·대법원·국회 등 권력 기관을 지역으로 옮기고 경제·미디어권력도 지역과 나눠야 한다. 한국은행이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이런 의지 없이 지방 활성화를 말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원배 정치경제부 차장대우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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