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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메모리 시대'…K-반도체, HBM4부터 커스텀 진화

커스텀 HBM, 재고 쌓일 가능성 적어…고객사별 니즈 반영
TSMC와 협력 강화 SK하이닉스, HBM4 초미세 공정 적용
삼성전자, 패키징 방식 변화…전력·면적 소모 줄일 수 있어

입력 2024-07-15 05:00 | 신문게재 2024-07-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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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3E
SK하이닉스 HBM3E.(사진=SK하이닉스)

 

글로벌 메모리 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부터 맞춤형 제품을 양산한다. 기존 메모리 생산 체제였던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벗어나, 고객사 요청에 따라 생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유사해지는 셈이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에서 올해부터 커스텀 HBM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은 “주요 고객들과 다양한 형태의 커스터마이징 협력을 진행 중”이라며 “HBM4 시대에는 커스텀 HBM이 현실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SK하이닉스도 HBM4부터는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CES 2024에서 “AI 시대에서 메모리의 중요성이 더울 커질 것”이라며 다품목 소량생산체제 구축을 시사했다.

양사가 HBM을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것은 시장 사이클의 영향에서 벗어나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기업이 주문한대로 양산한다면 재고가 쌓일 가능성이 낮아져,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폐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고객사별로 요구하는 HBM의 주요 성능이 다르다는 점도 맞춤형 시대로 가는 이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 수요가 늘어난 만큼 요구사항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사의 커스텀 제품 전략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베이스 다이를 파운드리 1위 TSMC에 생산을 위탁한다. 최신 제품인 HBM3E까지는 SK하이닉스에서 베이스 다이를 직접 제작했다. 다이를 생산하는 데 TSMC의 초미세 공정을 적용하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HBM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Infra 담당(사장)은 “TSMC와의 협업을 통해 최고 성능의 HBM4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고객들과의 개방형 협업(Open collaboration)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방식을 유지하며 고객에게 맞춤형을 제공하겠다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HBM 구조에 소폭 변화를 줬다. SFF에서 소개된 삼성전자의 커스텀 HBM은 SoC(시스템 온 칩) 위에 HBM을 실제로 설치하는 3D 형태다. 기존 HBM은 칩에 2.5D로 패키징됐다. 이러한 패키징 방식의 변화로 인터포저(반도체 간 연결 층)와 베이스 다이가 사라져 전력과 면적을 줄일 수 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메모리 입출력과(I/O)와 컨트롤러 기능을 가속기에서 HBM 베이스 다이로 이전하면 더 많은 로직 공간에 AI 기능을 할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쫓는 입장이다 보니 승부수를 던질 수 밖에 없어서 공격적인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SK하이닉스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TSMC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리더십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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