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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노조 "원유석 대표 배임 혐의 고발…대한항공 합병 결사 반대"

입력 2024-07-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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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반대 외치는 아시아나노조원과 조종사노조원들
11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항공노조원 및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과 일반노동조합이 원유석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고발키로 결정하면서 대한항공과의 합병 반대 움직임이 격화되고 있다. 노조는 항공기 이관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 의혹을 제기하며, 화물 부문 매각에 대한 결사 반대와 함께 조종사들의 집단 사직까지 예고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11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A350 항공기 2대를 대한항공에 이관하는 과정에서 배임 혐의가 있다며 원유석 대표이사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 과정에 산업은행과 대한항공 경영층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합병 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와 관련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노조 측은 이번 고발이 단순한 경영진 비판을 넘어 대한항공과의 합병 자체를 저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임을 분명히 했다. 최도성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합병 전 아시아나 경영권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라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관련 조사 의뢰 계획을 공개했다. 동시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을 배임 교사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화물 부문 매각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EC가 합병 승인의 조건으로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에 대해, 노조는 “에어인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이 추후 대한항공의 화물 부문 독식을 위한 포석”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화물기 조종사들의 집단 사직 결의가 있었던 만큼 향후 합병 절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도성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은 “B747·B767 기종 운항승무원은 에어인천으로 매각 시 전원 사직을 결의하고 지난 1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며칠 전부터 다른 기종 조종사도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합병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독과점으로 인한 요금 인상, 서비스 질 저하, 일자리 감소,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 약화 등을 거쳐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영국에 7개의 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반납하고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는 등의 조치가 ‘메가 캐리어’ 탄생이란 본래의 기업결합 취지를 잃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권수정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위원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빠른 속도로 빚을 갚고 있다”며 “독자 생존이나 제3자 기업에 통매각을 통해 2개의 FSC(대형항공사)가 경쟁하는 구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은 슬롯을 반납하는 등 팔·다리를 자르며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을 없애는 것보다 이자 비율을 낮추는 등 자력 회생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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