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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상 배민, 공정위에 반기 든 까닭은

‘배민1플러스’ 중개 수수료율 6.8%→9.8% 인상
수수료 인상 발표에...공정위 협의체 발족 차질, 배민 ‘사실상 거절’ 해석도
모회사 DH, 만성 적자·6000억 벌금에...수익성 압박 강화

입력 2024-07-12 06:00 | 신문게재 2024-07-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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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앱 화면.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앱 화면.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배민)이 오는 8월부터 배달 중개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3%포인트(p) 인상한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중 추진하던 수수료 인하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다음달 9일부터 주문 중개에서 배달까지 수행하는 ‘배민1플러스’의 중개이용료율을 기존 6.8%에서 9.8%(부가가치세별도)로 3%p 인상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쿠팡이츠와 동일한 중개이용료로, 요기요(12.5%)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현재 배민이 외식업주로부터 받는 배달 중개이용료는 음식값의 6.8%인데, 인상 폭으로 따지면 44.1% 오르는 셈이다.

이번 배민의 중개수수료 인상으로 공정위가 구상하던 협의체 구성도 불투명해졌다. 정부는 지난 4일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부담 완화를 목표로 ‘역동경제 로드맵 및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 정책에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 자율규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달 중 수수료 인하 협의체를 가동하고 ‘자율규제 기구 회의’ 개최를 준비 중이었다. 협의체는 시장 1위인 배민을 포함해 쿠팡이츠, 요기요 등 주요 배달플랫폼과 배달원(라이더)노동자 대표, 소상공인 대표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배민의 전격적인 수수료 인상 발표로 배달 플랫폼과의 대화를 통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부담 완화를 예고했던 정부는 상황이 난감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배민이 공정위 협의체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배민이 정부에 반기를 들면서까지 중개 수수료를 올린 것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일 이국환 대표가 돌연 사임을 발표하면서 이 전 대표가 DH로부터 수익성 압박을 강하게 받으면서 갈등을 빚다가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졌다. 또한 이 전 대표가 사임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배민클럽’의 월 구독료를 3990원으로 유료 전환한 점도 수익성 압박설에 힘을 싣는다.

실제 DH는 유럽연합(EU)에서 반독점 관련 벌금 4억유로(약 6000억원) 이상을 부과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DH는 지난해 배민 인수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이 넘게 배당금을 가져갔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조4155억원으로 전년보다 15.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998억원으로 전년 대비 65%나 늘었다. DH에게 있어 배달의민족은 중요한 캐시카우인 셈이다.

이에 대해 배민 측은 이번 수수료율 인상이 업계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 뿐으로 수수료 인상을 계기로 점주들의 배달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고객 혜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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