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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에 기사까지 척척’…AI, 언론 포식자냐 조력자냐

입력 2024-07-15 05:00 | 신문게재 2024-07-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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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4o를 통해 생성한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AI 그리고 인간과 공존하는 AI’.

 

지난 10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이 포착됐다. ‘양윤진’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인공지능(AI) 아나운서가 안건을 차례로 보고하는 모습이었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지역방송사에서 AI 아나운서가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추세다. CJB 청주방송을 시작으로 JIBS 제주방송, 강원 G1방송, 부산·경남 KNN은 AI 아나운서에게 앵커 자리를 맡겼다.

15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AI의 일자리 침투 범위가 언론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가짜뉴스가 생성될 수 있다는 우려와 동시에 AI를 통한 업무 혁신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언론사에서 AI가 가장 활발하게 도입되는 직무는 지역 방송사 아나운서 자리다. 이유는 비용절감이다. 하지만 AI 뉴스는 녹화방송이기 때문에 속보 반영 및 즉각적인 방송사고 대처가 불가하다는 부분이 뒤따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뉴스의 질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신문사도 AI 도입에서 예외는 아니다. 다만, 기자 자리를 대체하기보다 기사 작성 보조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일부 신문사는 AI 테크 기업과 손을 잡고 자체 시스템을 개발해 기사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기사 하단의 “A 언론사와 B 기업이 공동 개발한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라는 표시도 눈에 띈다.

AI 스타트업 리턴제로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AI 기사 작성 어시스턴트’를 발 빠르게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기사 생성 AI 서비스는 존댓말을 사용하는 등 문체 문제가 발생했다. 리턴제로는 협력 언론사의 데이터를 학습시켜 기사 문체를 구현했다. 기자가 제목과 취재 내용만 입력하면 언론사 스타일에 맞게 기사 초고를 완성해 준다. 회사에 따르면 베타 서비스를 활용한 기자들의 기사 작성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해외에서는 생성형 AI를 다양하게 접목해 기사 작성 도구 외에도 새로운 서비스 구축에 활용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앤스로픽 LLM 클로드를 활용해 ‘애스크 FT(Ask FT)’ 챗봇을 출시했고,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기후변화 관련 질문에 답하는 AI 챗봇 ‘클라이미트 앤서(Climate Answers)’를 선보였다. 두 챗봇 모두 각 언론사의 보도를 바탕으로 질문에 답변한다. FT는 이를 기업 고객 등 유료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이같이 AI 도입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면서 언론이 AI를 사용할 때 활용 범위, 관리·감독 가이드라인 등 원칙을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AI는 언론의 생산성, 효율성, 창의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지만, 직접 기사를 생성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철저한 사실 확인이고 이는 AI의 역할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AI 활용 준칙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인간의 관리 감독 하에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기자들은 반드시 사실 확인과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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