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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규택 의원 “산은·대한항공, 거점항공사 필요하다면서 부산 홀대”

입력 2024-07-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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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사진=곽규택 의원실 제공)
에어부산 분리매각 요구에 대해 정부와 대한항공이 거점항공사 필요성을 인정하고, 부산 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성난 민심을 달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에어부산 소멸, 부산 홀대가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곽규택 의원(국민의힘, 부산서구동구)이 국토교통부로 부터 제출받은 ‘항공사별 퇴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상장 항공사(대한·아시아나·제주·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 가운데 에어부산이 가장 높은 퇴사자 비율을 기록하며 인적 경쟁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6개의 상장 항공사의 퇴사자 수는 1만 5557명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한항공이 6,867명이 퇴사해 가장 많은 직원이 퇴사했고, 현원 대비 지난 10년간 퇴사자 수를 환산한 퇴사자 비율이 가장 높은 항공사는 에어부산으로 조사됐다.

에어부산은 2023년말 기준 1271명이 재직하고 있는데, 지난 10년간 퇴사자 수는 1010명으로 퇴사자 비율이 0.79에 달했다.

이는 6개 항공사 평균 0.43에 비해 83%나 높고, 티웨이항공의 0.40에 비해서는 약 2배나 많은 수치이다.

에어부산의 퇴직행렬은 모회사 합병 결정 이후 도드라진다. 2020년 합병 결정 이후 한 해 79명 수준이던 에어부산의 퇴직자 수가 2022년 96명, 2023년 110명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항공사 합병에 따른 수혜 항공사 티웨이항공은 공격경영으로 2022년 256명, 2023년 567명의 신규 고용을 하며 직원 수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145명의 퇴직자 수를 기록했지만 2022년 95명, 2023년 87명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비를 보였다.

곽 의원은 에어부산의 높은 퇴직율의 원인으로 임금인상에 대한 산업은행의 과도한 통제를 꼽는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른 항공사별 평균임금 추이를 살펴보면, 에어부산의 평균 임금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 6개 항공사의 2019년 대비 2023년의 직원 평균 임금을 살펴보면,대한항공은 25%인상(8100만원→1억1000만원), 아시아나항공 15%(6500만원→7500만원), 진에어 20%(5500만원→6600만원), 제주항공 14%(5500만원→6300만원), 티웨이항공 6%(5400만원→5700만원)의 인상률을 보였으나, 유일하게 에어부산(5900만원→5100만원)만 14% 감소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곽규택 의원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항공산업 재편과정에서 각 항공사들이 공격적 경영기조로 항공기 확대 및 필수인력 확보에 주력하면서 중폭의 임금인상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반해 에어부산 직원 임금은 과도하게 억제돼 있어 임금 격차에 따른 퇴직 및 항공사로의 이직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에어부산 평균 임금 5100만원은 항공사 중 유일하게 3인가구 중위소득 471만원에도 못 미칠 뿐만 아니라 6개 항공사 평균 임금 6900만원의 73%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면 에어부산의 2023년 영업이익률은 17.9%로 항공업계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급 실적이 예상돼 실적과 보상이 반비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곽 의원은 에어부산 임금 인상 억제, 동종업계 최저 수준의 임금 책정, 타 항공사로의 이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배경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문제를 제기했다.

곽규택 의원은 “항공사 합병을 결정하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산업은행 주도로 임금이 과도하게 억제해 항공사 운영에 차질을 빚을 만큼 퇴직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 아무런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 않는 건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했다.

항공사 인력 중 운항, 캐빈, 정비 등 법정 인력 확보는 필수적인데, 경쟁항공사가 영입해 갈 정도의 숙련된 직원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항공사 존립과 경쟁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산업은행의 ‘에어부산 소멸 작전’에 대해 곽규택 의원은 “산업은행 계획대로 대한항공와 아시아나가 합병이 될 경우 통합되는 LCC 3사 간 임금수준을 동일하게 맞춰야 하고, 만약 합병이 불발되면 에어부산은 분리매각 가능성이 매우 높아 산업은행의 통제에서 벗어남에도 산업은행이 이렇게 과도하게 에어부산을 통제하는 건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어부산 모회사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산업은행의 횡포로 임금협상이 결렬됐다며 집회를 여는 등 시위에 나선 바 있다.

에어부산 A321neo 항공기. (사진제공=에어부산)
에어부산 A321neo 항공기.(사진제공=에어부산)
지역에서 키운 소중한 항공전문인력이 수도권 소재 경쟁항공사로 대거 유출돼 거점항공사 에어부산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한항공 마저 부산을 홀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곽규택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항공사별 국제선 운항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이 코로나 이후 인천, 김포 중심으로 운항을 재개하면서 김해공항에서의 운항재개에는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2014년 당시 김포공항에서 5109편을 운항했고, 코로나 등으로 운항 편수를 대폭 감소시켰다가 2023년에는 4400편을 운항해 2014년 대비 84% 회복률을 기록했다. 인천공항에서는 2014년 7만 2191편을, 2023년에는 6만 545편을 운항해 2014년 대비 84% 운항회복률을 기록했다.

반면, 김해공항에서는 2014년 1만 735편의 운항횟수가 2023년에는 2656편으로 대폭 감소해 겨우 25%의 회복세를 보였다.

대한항공이 코로나 이후 운항을 재개하면서 김포와 인천공항에 집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김해공항의 2014년 대비 2023년 운항회복률은 121%로 대한항공 의 김해공항 홀대 속에 지역거점항공사 에어부산이 성장하며 공백을 메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규택 의원은 대한항공의 김해공항 홀대는 항공기 등록 현황에서도 확인된다고 주장한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총 138대의 항공기 중 김해공항에 등록한 항공기는 고작 1대에 불과한데, 인천공항 50대, 김포공항 43대, 제주공항 34대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물론 청주공항 5대, 사천공항 2대보다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곽규택 의원은 “대한항공이 말로는 항공사 합병이 되면 부산이 세컨허브가 될 것이라며 지역민들은 호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항별 운항 비중, 항공기 등록 현황을 보면 대한항공이 김해공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며“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은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을 지역민들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곽규택 의원은 △과도한 산업은행의 임금 통제 △에어부산 경영진의 핵심 인력 유출 방치 △대한항공의 김해공항 홀대 문제와 관련해 산업은행,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문제점을 지속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도남선 기자 aegook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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