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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온 뒤 더욱 단단해질 한미약품을 기대한다

입력 2024-07-12 06:17 | 신문게재 2024-07-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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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준 산업IT부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를 둘러싼 불협화음이 극적으로 봉합되는 모양새다. 한미그룹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과 창업주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만나 ‘대주주 간 분쟁 종식’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신동국 회장을 비롯해 모친인 송영숙 회장, 장녀 임주현 부회장,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힘을 모아 ‘단일 경영권 집단’을 구성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형제 측이 정기 주주총회의 표 대결에서 승리하며 경영권을 잡은 지 약 6개월 만이자 신동국 회장이 다시 모녀와 손을 잡기로 한 지 1주일 만에 맺어진 이른바 ‘평화 협정’이다.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이대로 마무리된다면, 한미약품은 ‘세상에 없는 신약 개발’을 향한 발걸음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R&D에 가장 적극적인 국내 제약사 중 하나다. 최근 10년(2014~2023년) 간 R&D와 시설 투자에 2조9304억원을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13.8%로 국내 상장 기업(12.7%)과 혁신형 제약기업(13.2%) 평균을 웃돈다. 올해 1분기(466억원)에도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R&D 비용을 지출했다.

이러한 노력은 잇따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마우스 비만 모델에서 최대 40%에 가까운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한 비만 치료 삼중 작용제 ‘HM15275’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MSD에 기술 수출한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는 2025년 임상 2b상이 종료될 예정이다.

경영권 분쟁이라는 부정적인 이슈 속에서도 꾸준히 R&D를 이어가며 혁신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 이상 오너 일가의 갈등이 불거져선 안 된다. 신 회장을 중심으로 3자(모녀·형제·신 회장)가 힘을 모으기로 한 만큼, 갈등을 완전히 봉합하고 회사의 안정과 미래 발전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지난 6개월 간 전례 없는 혼란을 겪은 한미약품이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국내외를 대표하는 제약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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