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전기 · 전자 · 반도체

판 커지는 ‘글라스 기판’…삼성·SK·LG, 이번엔 ‘유리전쟁’

입력 2024-07-11 06:29 | 신문게재 2024-07-11 6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PYH2022122501600000300_P4
앱솔릭스의 반도체 글라스 기판.(사진제공= SKC)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소재인 ‘글라스 기판’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직접 나서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본격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해 곧바로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을 둘러보며 글라스 기판 등 신사업 개발 현황 등을 점검했다. 삼성전기는 친환경 그린수소의 핵심 기술인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사업을 비롯해 글라스 기판과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소형 전고체 전지 등 신사업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당일 방문에서 신사업 개발팀 직원과 만나 “신사업 개발 성공하세요”, “삼성전기의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며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 출장 기간인 지난 3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세계 최초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둘러보고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앱솔릭스는 SKC가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다. 최 회장은 이번 출장 중 만난 빅테크 CEO들에게 글라스 기판의 기술 경쟁력을 소개하며 세일즈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글라스 기판은 플라스틱 대신 ‘유리’를 사용해 반도체 기판을 만들어 업계에서는 ‘꿈의 기판’으로 일컫는다.

매끄러운 표면 때문에 초미세 선폭으로 더 많은 회로를 넣을 수 있고, 기판과 칩 사이에 중간층 역할을 하는 인터포저(중간기판)가 필요 없어 제품 경량화도 가능하다. 또 기판 내부에 반도체 소자를 삽입할 수 있어 같은 너비의 기판 표면에 더 많은 반도체를 장착할 수 있다.

글라스 기판은 기존 실리콘 인터포저 방식의 기판 대비 속도는 40% 빠르고 전력 소비량과 패키지 두께, 생산기간은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시대에 여러 반도체 기업들이 글라스 기판에 주목하는 이유다.

글라스 기판은 현재 상용화 전 개발 단계로 삼성전기와 앱솔릭스가 앞서고 있다. LG이노텍도 글라스 기판 관련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앱솔릭스의 경우 올해 조지아주에 전 공정이 자동화된 글라스 기판 스마트 팩토리를 완공했다. 앱솔릭스는 지난 5월 한국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가운데 최초로 미 상무부로부터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7500만달러(약 1023억원) 지원이 결정됐다.

앱솔릭스는 글라스 기판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하반기부터는 본격 고객사 인증을 진행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연내에 시제품 생산라인을 세종 사업장에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내년 중 시제품을 만들어 오는 2026년 이후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이노텍은 문혁수 대표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요 고객이 북미 반도체 회사인데 그 회사가 유리 기판에 관심이 많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세계 글라스기판 시장 규모가 2028년 11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