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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LCC, 멤버십 서비스 다각화…"항공 시장 새 지평 연다"

[트렌드] 가격 넘어 서비스로, LCC의 새로운 도전장

입력 2024-07-10 06:31 | 신문게재 2024-07-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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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항공사들이 새로운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이미지=ChatGPT 4.0, 편집=정은지 기자)

 

한 때 ‘저가 항공권’이라는 단순한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이제는 멤버십 서비스라는 새로운 전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전략의 변화를 넘어 항공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메가캐리어가 탄생하게 되면 LCC들의 입지가 더욱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CC들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다양한 서비스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멤버십 서비스 강화는 이러한 노력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주요 LCC들은 각자의 특색을 살린 멤버십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에어의 ‘나비포인트’는 스탬프 적립 방식의 직관적인 시스템으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항공은 ‘리프레시포인트’를 통해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 시스템을 구축했고, ‘비즈라이트’ 서비스로 프리미엄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LCC 최초로 구독형 멤버십 ‘티웨이플러스’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으며, 에어프레미아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진에어
(사진제공=진에어)

 

◇ 진에어, ‘나비포인트’로 간편한 마일리지 적립 시스템 구축

진에어는 2012년 7월, LCC 업계 최초로 ‘나비포인트’라는 스탬프 적립 개념의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고객들은 탑승 노선에 따라 10~40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으며, 누적된 포인트로 국내선 항공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특히 100포인트만 모으면 주중 편도 항공권을 받을 수 있어, 고객들이 쉽게 혜택을 체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나비포인트 제도 도입 이후 고객 만족도와 재구매율이 크게 향상됐다”며 “특히 단거리 노선을 자주 이용하는 비즈니스 고객들의 호응이 좋다”고 밝혔다. 향후 진에어는 나비포인트 사용처를 확대하고, 제휴사와의 협력을 통해 포인트 적립 및 사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 제주항공, ‘리프레시포인트’와 ‘비즈라이트’ 서비스로 차별화 전략

제주항공은 2015년부터 ‘리프레시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순수 항공운임의 최대 10%를 적립해주며, 1포인트당 1원의 가치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항공권 구매뿐만 아니라 부가서비스 이용에도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또한 2019년에는 ‘비즈라이트’ 서비스를 도입해 프리미엄 이코노미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넓은 좌석 간격과 다양한 부가 혜택을 제공해 비즈니스 고객과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를 통해 LCC임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제주항공 마케팅 담당자는 “리프레시포인트와 비즈라이트 서비스를 통해 고객 세분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티웨이플러
티웨이항공이 새롭게 선보인 구독형 멤버십 ‘티웨이플러스’. (이미지 제공=티웨이항공)

 

◇ 티웨이항공, 구독형 멤버십 ‘티웨이플러스’로 혁신 주도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국내 LCC 최초로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인 ‘티웨이플러스’를 선보였다. 고객의 여행 성향에 따라 4가지 유형의 멤버십을 선택할 수 있으며, 사전 좌석 지정, 우선 체크인, 비즈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유럽 노선 취항에 맞춰 ‘프라임’과 ‘플래티넘’ 등급을 신설해 장거리 노선 이용 고객들의 니즈에도 대응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혁신적인 접근은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구독 경제 트렌드를 항공 서비스에 접목시킴으로써, 고정 고객 확보와 수익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티웨이플러스 가입 고객의 91%가 재구독 의사를 밝힐 정도로 고객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티웨이플러스의 성공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AI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구독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에어프레미아, 디지털 기술 활용한 고객 편의 서비스 강화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는 온라인 체크인, 챗봇 상담 서비스, 기내 와이파이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미주 노선 항공기에서는 무료 1시간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장거리 노선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기존 LCC들과는 차별화된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좌석에 FULL HD 고화질 터치 스크린을 설치하고 다양한 IFE(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저가 항공사임에도 불구하고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서비스 책임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혁신은 비용 절감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며 “향후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자료] 에어프레미아 B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_1 (1)
에어프레미아 B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 (사진제공=에어프레미아)

 

LCC가 멤버십 서비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면적이다. 우선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새로운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또한 고정 고객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고객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한 서비스 개선, 부가 수익 증대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대형항공사 간 합병으로 인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기도 하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LCC들의 멤버십 서비스 강화는 단순히 고객 혜택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업그레이드하고 생존력을 높이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순탄치만은 않다. LCC의 근간인 ‘저비용’ 구조와 고품질 서비스 제공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최대 과제다. 일례로 멤버십 서비스 강화에 따른 운영비용 증가는 LCC의 가격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대형항공사(FSC)들과의 서비스 차별화, 복잡한 멤버십 구조의 단순화,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도 산적해 있다.

한 항공 마케팅 전문가는 “LCC들이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동시에 본질적인 가격 경쟁력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멤버십 서비스가 너무 복잡해지면 오히려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단순하면서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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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빅데이터 활용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다. (이미지=ChatGPT 4.0, 편집=정은지 기자)

 

◇AI시대, 빅데이터 활용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LCC들의 멤버십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 여행 관련 서비스와의 제휴를 통한 통합 여행 경험 제공, 친환경 여행 프로그램 연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포인트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이 주요 트렌드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개인화 서비스는 LCC 멤버십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한 IT 전문가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여행 패턴과 선호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고객의 과거 여행 이력을 분석해 선호할 만한 여행지를 추천하고, 해당 지역의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식의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멤버십 서비스와 환경 보호를 연계하는 시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탄소 발자국 줄이기 캠페인이나 친환경 여행 상품과 연계한 포인트 적립 등의 프로그램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LCC들의 변화는 항공 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존의 FSC들도 자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의 한 전문가는 “LCC와 FSC 간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단순히 가격이나 서비스의 양이 아닌, 얼마나 혁신적이고 고객 중심적인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항공사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CC들의 멤버십 서비스 강화는 자사의 경쟁력 제고뿐만 아니라 한국 항공 산업 전반의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한국 항공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로 작용한다. 대형항공사 간 합병이라는 격변기에 LCC들이 어떻게 저비용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혁신적인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지, 그리고 이것이 항공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재편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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