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증권 > 정책

내부자 거래 사전 공시제도 시행 앞두고 주요주주 지분매각 공시 늘어

입력 2024-07-08 15:01 | 신문게재 2024-07-09 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주식 거래를 지켜보는 사람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o을 통해 생성한 ‘주식 거래를 지켜보는 사람’ (이미지=ChatGPT 4o, 편집=이원동 기자)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도’가 오는 24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최근 상장사 임원과 오너 등 주요 주주들이 보유지분을 대거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같은 행태는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보유지분을 처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주요 주주들이 사전에 공시를 먼저 해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주식 가격에 거래를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8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룡산업은 지난달 28일 장마감 이후 박종태 제룡산업 대표이사 아들인 박인준 부사장과 딸 박진수 씨의 지분 매도 사실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제룡산업의 주가가 27% 이상 급등했던 지난 21일 박 부사장과 박진수 씨는 제룡산업 주식을 각각 30만주(주당 9153원)와 20만주(9177원) 매각했다. 주식을 매도해 현금화한 금액은 박 부사장이 27억4590만원, 박진수 씨 18억3540만원 등 총 45억8130만원이다.

삼양식품도 지난달 18일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누나 전세경 씨가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전 씨는 지난 5월 24일 보유 주식 1만4500주를 주당 50만2586원에 장내 매도해 73억원을 현금화했다.

삼양식품 측은 전 씨의 지분매각 배경과 관련, “전 씨는 특별관계자로 분류됐을 뿐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아 (주식)매도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주가가 높은 상태에서 보유지분을 처분해 차익실현에 성공했지만, 지분 매도 공시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제룡산업 주가는 공시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전 거래일 대비 10.24% 내린 9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양식품도 주요주주 지분 매도 공시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5.48% 하락한 67만3000원에 마감했다.

이외에도 롯데쇼핑이 지난달 19일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21만10주(주당 평균 6만6400원) 규모의 지분을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신영자 의장의 롯데쇼핑 지분 매각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도는 이사, 감사,업무집행책임자 등 상장사 임원과 의결권 주식 10% 이상을 소유한 주요 주주가 일정 규모 이상 주식을 거래할 때 최소 30일 이전에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내부자 주식 거래로 인한 주가 급락과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인한 일반 투자자 피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포함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부자 거래 사전 공시가 정착되면 관련 정보 투명성이 높아지고 일시적인 물량 출회를 막아 시장 충격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하지만 공시를 먼저 해야 할 경우 주요주주들이 원하는 가격대에 주식을 매매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미리 처분하려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부자가 주식을 매도하는 것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다”면서도 “다만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정보가 많은 내부자가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고점 매도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