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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이어 삼성SDI도'…캐즘 탈출구 찾는 K-배터리

중국 텃밭 ESS 시장서 고기술력으로 승부수

입력 2024-07-09 05:00 | 신문게재 2024-07-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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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서 삼성SDI가 기존 SBB(Samsung Battery Box)보다 안전성과 용량을 강화한 SBB 1.5를 선보인다.(사진=삼성SDI)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이차전지 업계가 불황을 겪는 가운데, K-배터리 기업들이 탈출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기초체력 강화에 나섰다면, 삼성SDI는 중국 기업에 점유율을 뺏겼던 ESS(에너지저장장치) 에너지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재기에 나섰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미국 최대 전력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와 ESS 장기 공급에 대해 협의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급 건은 다수의 프로젝트로 나눠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며, 공급 규모는 체결되는 계약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넥스트에라에너지에 6.3GWh 규모 ESS용 배터리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으로, 수주 규모는 1조원 가량으로 전해진다. 주력 제품으로는 지난달 삼성SDI가 공개한 값비싼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셀을 적용한 ‘삼성배터리박스(SBB) 1.5’로,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를 37% 높인 제품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적용한 직분사시스템의 열 전파 차단효과를 EDI(모듈내장형 직분사) 기술을 통해 대폭 향상시켜 화재 예방 및 확산 기능을 강화했다. EDI 기술은 SBB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해당 셀을 포함하는 전체 모듈 단에 소화약제가 분사되며 화재 확산을 방지한다.

지난 2018년까지 ESS용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는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기업이 등장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다만, 미국이 오는 2026년부터 중국산 제품 관세를 7.5%에서 25%로 높이기로 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삼성SDI는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아프리카 앙골라 등 ESS 수요가 있는 시장을 찾아 적극 협력에 나서고 있다. 최근 삼성SDI는 독일 ESS 제조업체 테스볼트에 ESS용 NCA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는 테스볼트가 독일 남서부 라인라트팔츠주에 설치하는 65MWh 규모의 ESS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 앙골라 ESS 사업 수주도 노리고 있다. 지난달 포르투칼 에너지·건설 기업 MCA는 삼성SDI가 앙골라 태양광·ESS 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MCA 앙골라 태양광발전소와 ESS 건설 프로젝트에 사용될 배터리 셀을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달 초 열린 ‘54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차세대 기술 적기 개발 및 신제품 적기 시장 진입을 언급한 바 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2030년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초격자 기술경쟁력을 확실히 확보하자”며 “배터리 신기종·신기술의 적기 개발을 비롯해 삼성SDI 주력 제품인 프리미엄급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부터 LFP 배터리 등 볼륨향 제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SDI가 ESS 공급에 나서며 올해 2분기 흑자전환해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SS향 중대형전지는 전력용 배터리박스, 데이터센터용 UPS(무정전전원장치) 공급 프로젝트 대응으로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약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실적은 불가피하겠지만,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며 중장기 실적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친환경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ESS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그동안 ESS 시장에서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삼성SDI는 ESS에서 요구하는 성능이 더 높고 최근 UPS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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