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생활경제 > 식음료 · 주류

새 출발한 남양유업,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오너리스크’ 여전

3년 만에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홍원식 전 회장 퇴직금 청구 공시 불이행
사업 재편 본격화...신사업 막힐라 소액주주들 원성 확대
대주주 한앤코 ‘쌍용C&E’ 상폐...남양유업 향후 행보 주목

입력 2024-07-08 06:00 | 신문게재 2024-07-08 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남양유업 본사. (사진=연합)
남양유업 본사. (사진=연합)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로 새주인이 바뀐 남양유업이 여전히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이 회사를 상대로 한 443억원 규모의 퇴직금 소송 공시를 이틀 늦게 올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일 남양유업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앞서 지난 5월 말 홍 전 회장이 444억원 규모의 퇴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소장을 송달 받은 날인 당일 6월10일이 아닌 이틀 지연된 12일에 공시했다.

소송 규모인 444억원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대비 6.54%다.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제34조에 따르면 소송 규모가 자기자본의 5%를 넘는 등 일정금액 이상의 경우 즉각 공시를 해야 한다. 그러나 당일이 아닌 지연된 날짜에 공시한 것이다.

남양유업은 긴 법적 공방 끝에 올해 초 홍 전 회장하고 경영권 분쟁에서 승소했다. 이에 지난 3월 주총에서 한앤코 측 인사인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이 각각 남양유업 기타비상무이사가 됐고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여기에 지난 4월에는 홍 회장의 두 아들인 홍진석 상무와 홍범석 상무가 잇따라 퇴사하며 홍씨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이로써 2010년 이후 남양유업을 옭아맸던 오너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이전 보다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홍 전 회장측의 소송과 남양유업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으로 경영 정상화로 가는 길이 더욱 멀어졌다.

남양유업은 오너 리스크와 매각 분쟁 등을 겪으며 2019년 4분기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20년 767억원, 2021년 779억원, 2022년 868억원, 2023년 724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 경영진이 경영 정상화 계획이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내놓기는커녕 소송사실을 뒤늦게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자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은 한앤코가 경영 정상화 계획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해, 남양유업 주가를 낮게 유지한 후, 공개매수를 진행해 자진 상장폐지에 나서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남양유업 주주 커뮤니티에서는 “(한앤코가) 헐값에 공개매수 하려고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주주가 지분율 95% 이상 보유하면 회사를 자진 상장 폐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주주 간섭에서 벗어나 배당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최근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자진상폐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한앤코는 지난달에도 시멘트 회사인 쌍용C&E 주식을 공개매수해 지분을 늘린 후 자진 상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