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기업경영 · 재계

'휴가보다 위기대응'… 경영구상 몰두하는 재계 총수들

입력 2024-07-08 06:42 | 신문게재 2024-07-08 6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 각사, 연합뉴스)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휴가 대신 위기 대응과 경영 구상으로 여름철 무더위와 싸운다.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물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짧은 휴식 후 곧바로 하반기 위기탈출 전략 마련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별도의 여름휴가 없이 초격차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10조원 이상 영업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반도체 리더십과 노사갈등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에서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만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베트남 권력 서열 3위인 팜 민 찐 총리와 만나 상호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등 미래 방향성 모색에 여념이 없다.

다만, 지난 2022년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5박 6일 간 여름휴가를 보낸 뒤 직원 간담회에서 “앞으로 매년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짧은 휴식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하반기 위기관리에 집중한다. SK그룹은 최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오는 2026년까지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을 통해 80조원의 재원을 확보, AI와 반도체 등에 집중 투자키로 했다. 중복투자 등 비효율 사업을 정리, 219개인 계열사를 관리 가능한 범위내로 줄인다. 최 회장은 이 같은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을 점검하며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에 집중할 것이란 후문이다.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 회장은 오는 17∼20일 경제계 최대 포럼인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주재하고,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등과 함께 AI를 주제로 한 ‘경영 토크쇼’에도 참여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통상 공장 휴가철인 8월 초 또는 중순에 맞춰 자택에 머물면서 하반기 경영을 구상해 온 만큼 올해도 하반기 판매 확대 방안, 신차 출시 등 현안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하반기, 올해 4분기 준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과 신차 전략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3일 인도네시아 HLI그린파워 준공식과 전기차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양산 기념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개별 회동을 갖고 베트남 투자 계획 등을 논의한 바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구성원에게 바쁘더라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을 강조해온 만큼 여름휴가 기간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최근 취임 6주년을 맞은 구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은 AI와 바이오, 클린테크 등 소위 ‘ABC’ 분야의 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다. 구 회장은 최근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찾아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를 만나는 등 AI 생태계 전반을 살피고,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토요일까지 출근하는 요즘 대기업 분위기상 재계 총수들은 마음 편히 휴가 가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애브노멀시대, 주요 현안을 챙기느라 올 여름도 바쁘게 지낼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