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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상반기 세수부족 한은 대출로 메꿨다

상반기 한은 마이너스 대출 91조원 넘어...역대 최고 수준

입력 2024-07-07 10:18 | 신문게재 2024-07-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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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둔 지난 2월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현금 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만 한국은행에서 91조원 이상 빌려 부족한 재정을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를 비롯한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힌 상태에서 ‘신속 집행’ 방침에 따라 상반기 재정 지출이 집중되자, 한은 ‘마이너스 통장’(일시 대출 제도)을 통해 급한 불을 껐다는 뜻이다.

7일 한은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정부 일시 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하고 아직 갚지 않은 잔액은 총 1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과거 연도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올해 상반기 누적 대출 규모(91조6000억원)는 해당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발병과 함께 돈 쓸 곳이 많아진 2020년 상반기(73조3000억원) 수준을 크게 웃돌고, 대규모 ‘세수 펑크’가 현실이 된 지난해 상반기(87조2000억원)보다도 4조4000억원이나 많다.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1분기 638억원과 2분기 653억원을 합해 총 1291억원으로 산출됐다. 올해 상반기 발생 이자 규모 역시 역대 1위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돈을 일시 대출 형태로 한은으로부터 자주 빌리고, 이를 통해 풀린 돈이 시중에 오래 머물면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부족한 재정을 재정증권 발행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고 손쉬운 한은 일시 차입에만 의존할 경우, 국회나 국민이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노재영 기자 no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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