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사지 삼층석탑 |
감은사지는 동해안을 등지고 있는 야산 기슭 중턱에 자리 잡은 통일 신라 시대의 사찰로 동해에서 신라 수도 경주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길목에 세워진 절로 현재 동·서 삼층석탑 2기(국보 제112호)와 법당 강당 등 건물터만 남아있다.
문무대왕은 삼국을 통일한 후 부처의 힘을 빌려 왜구의 침입을 막고자 이곳에 절을 창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절을 다 완성하지 못하고 죽게 되자 그 뜻을 이어받아 아들인 신문왕이 아버지의 명복을 빌기 위한 원찰·호국사찰로 682년 완성했다.
문무대왕은 ‘내가 죽으면 바다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하니 화장해 동해에 장사지내라’ 유언했다고 한다. 그 뜻을 받들어 장사지낸 곳이 절 근처 동해의 대왕암이고 그 은혜에 감사한다는 의미로 절 이름을 감은사(感恩寺)라 하였다고 전한다.
당시에는 바닷물이 법당 앞까지 들어와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법당의 지하 배수 시설과 바다로 연결되어 아버지(문무대왕)가 동해의 용이 되어 왕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법당 앞이 간척사업으로 논이 되어 당시의 아름다움을 찾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감은사는 호국사찰로 호국 사상이 이어져 장중하고 엄숙하면서도 기백이 넘치는 탑이 필요했다. 그래서 앞뜰에 동·서 나란히 서 있는 쌍탑을 2단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리고 각 부분에 통돌을 사용하지 않고 여러 개의 부분 석재로 조립해 더 크고 아름답다. 탑을 해체 수리할 때 동·서 석탑에서 각각 사리장엄구(보물)가 발굴되었다. 또한 옛 신라의 1탑 중심에서 삼국통일 직후 신라 쌍탑 가람배치의 첫 사례로 신라 석탑에 양식적 토대를 제공하여 한국 석탑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정운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