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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 시장’ 선점 위한 글로벌 행보 뒷받침해야

입력 2024-07-01 14:39 | 신문게재 2024-07-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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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둘째도 인공지능(AI)’. 요즘 삼성, SK, LG 그룹 회장의 연이은 미국 출장 성격은 이렇게 규정할 수도 있겠다. 미래 산업 환경이 인공지능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AI 시장 선점은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룹 회장들의 대미 행보가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메타, 아마존, 퀄컴 등 빅테크 CEO와 연쇄 회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의 강점을 삼성답게 살린다는 강한 의욕을 내비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공지능 밸류체인을 살피면서 협력 관계를 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실리콘밸리를 찾아 글로벌 성장동력을 점검했다. 엔디비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 중이고 6세대 HBM4부터 TSMC의 로직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어서 방문 의미가 상당하다. SK하이닉스가 2028년까지 103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공통점이 추출되는 출장길이었다. 기업 총수들이 마주한 것은 전략적 협업 체계의 긍정적인 일면만이 아니었다. 레드오션처럼 된 치열한 경쟁을 생생하게 목도했다. 인공지능을 빼고는 논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글로벌 산업의 흐름이 그것이다. 전례 없는 기회가 잡힐 듯하면서도 영원히 도태될지 모르는 것이 AI 생태계다. SK 최 회장의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 할 정도”라는 전언에서 현지의 도도한 물줄기를 절감하게 된다.

인공지능 시대로 그만큼 빠르게 바뀌는 변곡점이다. 한국은 AI 혁명이 스스로의 실력으로 진행 중인 몇 안 되는 나라로 꼽히긴 하지만 AI 민간투자는 이스라엘은 3위인데 비해 한국은 18위에 머문다. AI 3대 강국이 되려면 해외 빅테크와의 확연한 체급 차이도 극복할 과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실 있는 경영은 어느 기업에나 절실한 명제이기도 하다.

정부는 내년 1조1000원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입해 인공지능 기술 선점에 나선다고 했다. 그 기술이 대체불가능하려면 속수무책으로 이뤄지는 AI 인재의 해외 유출부터 막아야 할 것이다. AI 기본법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설자리를 못 찾고 기업이 알아서 뛴다는 식이면 초격차 기술 개발은 어떻게 뒷받침하는가. AI 선도국이냐 주변국 전략이냐의 싸움은 기업만의, 그룹 총수만의 고군분투일 수는 없다.

‘밀리면 끝장’이란 위기의식이 있는 승부수다. 3사 3색(三色) 행보를 보이는 삼성, SK, LG의 미래 투자와 질적 성장을 정부와 정치권이 전심전력으로 지원해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위한 일인 데다 미래와 AI는 분리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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