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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150조 돌파"…해외형 ETF 인기 '여전'

입력 2024-06-30 12:48 | 신문게재 2024-07-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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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자산증가 상위권 ETF (표=노재영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처음으로 15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 대표지수나 반도체, AI관련 기술주를 담고 있는 ETF에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 규모 추이는 지난 1월 124조4900억원에서 이달 말 기준 152조9000억원으로 20% 넘게 증가했다. ETF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종목 수도 작년 12월 812개에서 이달까지 879개로 67개가 늘었다. 월 평균 10개 가까운 상품이 출시된 셈이다.

순자산 증가 상위 10개 ETF를 살펴보면 S&P500과 같은 미국 증시 대표지수나 기술주로 구성된 ETF가 다수를 차지했다. 상위권에 포진한 TIGER 미국 S&P500(1위·1조7287억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2위·1조2231억원),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3위·1조329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연금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토탈리턴(TR)형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TR형은 배당을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상품이다. KODEX Top5PlusTR(5위·7633억원), KODEX 미국S&P500TR(7위·7279억원) 등이 있다.

순자산이 몰린 상위 10개 ETF 중 국내에 투자하는 상품은 1개에 불과했다. KODEX Top5PlusTR만이 지난 28일 구성 기준 SK하이닉스(25.61%)와 삼성전자(24,96%) 등 국내 우량주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최근 미국발 인공지능(AI) 붐으로 미국 증시가 신고점을 경신하자 투심이 국내에서 해외로 기운 것으로 풀이된다.

순자산 증가가 아닌 수익률로만 따져도 상위 10개 중 8개가 미국 빅테크, 반도체 ETF였다. HANARO 원자력iSelect(4위·67.78%), ACE AI반도체포커스(6위·58.81%)만이 국내형이었다.

일각에서는 사상 첫 150조원 돌파에도 불구하고 ETF 시장의 내실에 물음표를 던지기도 한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ETF GI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 세계 ETF 순자산 규모는 약 12조6000억달러로, 당시 환율을 적용하면 1경7380조원에 달했고 종목 수만 1만728개다.

같은 시점 국내 상장 ETF의 순자산 규모는 146조원이었다. 자산 규모로 따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0.84% 차지하는데 불과하지만 종목 수로는 전 세계의 8.1%(868개)가 한국 상품이다. 규모에 비해 종목 수가 많은 것은 그만큼 선택을 받지 못한 ETF가 많다는 의미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 재미를 못 느끼고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 운용사들이 국내 종목으로 묶은 ETF를 개발하는 데 수급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노재영 기자 no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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