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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래 먹거리 양자기술, 글로벌 경쟁력 못 갖추나

입력 2024-06-27 14:10 | 신문게재 2024-06-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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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까지 사흘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퀀텀코리아 2024’는 글로벌 양자 생태계 혁신 흐름을 조망해볼 좋은 기회였다. 국내외 양자과학기술 전문가 및 관련기업들을 통해 꿈의 기술로 불리는 양자기술에서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가늠할 수 있었다. 양자컴퓨팅, 양자암호, 양자통신 트렌드를 읽은 것, 국가별 전략을 통해 우리 양자 전략을 가다듬은 것은 작지 않은 소득이다.

사실 이 분야라면 반성부터 필요하다. 실제로 국내 양자컴퓨터, 양자통신, 양자센서 기술이 미국, 중국, 독일, 호주, 이탈리아 등 주요 12국에 비해 최하위로 자체 평가됐다. 양자컴퓨터나 양자센서에서 낮은 기술 수준 점수, 무엇보다 양자통신 분야에서 미국 84.8, 중국 82.5점과 비교한 2.9점은 충격적이다. 인공위성과 베이징, 상하이까지 이어진 백본망으로 양자암호망을 깔고 서비스하는 중국과 차이가 이만큼이다. 일본도 양자통신, 암호 하드웨어에서 독보적 수준이다.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다른 조사에서는 양자기술 분야 연구 규모는 세계 16위였다. 우리가 20큐비트(퀀텀비트) 양자컴퓨터를 시연할 때 미국은 1000큐비트급을 내놓을 정도다. 관심과 투자가 늦어 비교 대상국들과 벌어진 기술 격차를 만회해야 한다. 미래산업의 핵심인 양자 분야에서 후발 주자임을 인정하고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차세대 키워드로 부상한 양자컴퓨팅 기술도 선점해야 한다. MS, IBM,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은 양자기술에서 저만치 앞서간다. 양자 큐비트 생성과 얽힘전송 등 기초기술력 차이는 상당하다. 지배적 기술이 세계 무대에 출현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삼고 양자 생태계 확장 가능성을 현실로 구현해야 한다. 한국은 제조업, 반도체 부품 소자, ICT 강국이다. 저력을 살리면 글로벌 경쟁력이 손에 잡힐 수 있다.

퀀텀 코리아 행사에서 체험한 그대로 드론, 카메라, 보안망 등 상용화 서비스로 실생활에 접목되기 시작했다. 이미 초기 상용 단계다. 생명과학, 제약산업, 인공지능, 금융 등에서도 원천기술과 응용 서비스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 확실한 건 양자기술 상용화가 1차 산업혁명 충격과 맞먹고 그 상용화 시계가 빨라진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과의 28~29배 점수 차이는 아픈 손가락이지만 그것을 접고 기초연구에서 양자통신 산업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점을 놓쳐선 안 된다. ‘경쟁 열위’인 기술 경쟁력을 높여 양자역학의 ‘퀀텀 점프(Quantum Jump)’ 개념처럼 최고 궤도로 도약해 글로벌 기술패권을 움켜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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