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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담대 2%대 금리… 집값·가계대출 불안 요인 줄여야

입력 2024-06-24 14:00 | 신문게재 2024-06-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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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속 상승하면서 집값 반등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6개월 이상 내리면서 집값이 아직 바닥은 아니라던 작년 연말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진 흐름이다. 정책금융 확대와 주담대 금리 하락에 따른 유동성 공급은 집값을 상승시킨다. 상환 부담이 낮아지면서 매매 쪽 심리가 뜨거워진 것이다.

가계대출 수요의 대부분인 주담대의 이자 부담이 줄어든 것도 여기서 큰 몫을 한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최저 2%대까지 하락했다. 혼합형(고정)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3.90%를 기록한 2022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이 한풀 꺾이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부풀려졌고 분양가 급등 여파로 기존 주택 거래 수요가 늘었다. 내년 입주 물량 감소나 피벗(통화정책 전환) 등 주택 가격을 들썩거리게 할 불안한 변수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금리가 내리더라도 핵심 지역 위주로 집값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 서울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 지역은 2년 전 고점 수준을 거의 회복했으나 서울 안에서도 온도차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일부를 제외한 지방은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않아 분절된 집값 구조의 또다른 극점에 있다. 서울 주요 지역, 선호 단지 위주의 집값 이원화 현상에 주목하면서 관련 대책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집값과 가계대출은 무엇보다 상관성이 높다. 집값이 잡혀야 가계대출이 줄어든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 대출 문턱이 높아도 대출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부분에 유의해야 한다. 5월의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6조 원 늘어난 최대 규모였다. 금리 하락이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고 다시 가계 대출이 불붙는 문제로 비화한다. 잘못 관리하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대출 규제에 따른 하방 압력마저 힘을 잃게 된다. 주택 매입 문턱이 높아져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는 재연될 수 있다.

시장금리 하락이 집값 불쏘시개가 되지 않도록 정책 역량을 모을 때다. 일부 은행의 가산금리 조정, 대통령실의 금리 인하 필요성 언급까지도 금리를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 섣부른 금리 인하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불씨를 되살린다. 불과 20일 만에 5대 은행의 가계 대출이 4조 원 이상 증가한 것은 이를 미리 보여준 신호일 수 있다. 대출을 인위적으로 조이는 것 역시 가계대출 감소의 중장기 해법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 불안과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정부가 실기해선 안 될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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