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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3 계약금 쏜다'…'니로·코나' 저격한 기아, '팀 킬'도 괜찮아

입력 2024-06-25 06:13 | 신문게재 2024-06-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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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더 기아 EV3 외장
기아 EV3. (기아 제공)

 

기아가 사활을 걸고 출시한 소형 전기 SUV ‘EV3’ 흥행을 위해 이례적으로 계약금을 지원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본격적인 출고를 앞두고 당분간은 최대 생산에 나서는 등 기아는 EV3의 ‘출고정체’를 막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전국 주요 영업점에서 ‘EV3 익스클루시브 프리뷰’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사전 응모한 ‘예비 고객’을 대상으로 기아가 EV3 실차와 주요 특장점을 소개하는 행사였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눈길을 끈 건 계약금 10만원을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는 이벤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예비 고객이 실제 EV3를 계약하면 기아가 계약금 전액을 지원하는 이벤트인데 업계에선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계약금은 실제 차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돌려받을 수는 있지만 선 듯 내기는 어려워 어느정도 구속력이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한 마케팅 담당 임원은 “재고가 많은 비인기 차종은 어떻게 해서든 팔아야 하니 그럴 수 있지만 아직 대중에게 공개도 안 된 신차의 계약금을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V3는 기아가 고객 계약 개시 일주일만에 6000대가 계약됐지만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란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성공했다는 쪽과 일부 지역에선 2000만원 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는 ‘대중화 모델’이란 것을 고려하면 흥행이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 EV3와 같은 플랫폼(E-GMP)으로 개발된 기아의 또 다른 전용 전기차 EV6와 기아의 첫 대형 전동화 모델로 기대를 모았던 EV9은 각각 약 10일과 8일만에 1만대를 돌파했다. EV9의 경우 기본형 가격이 약 7700만원에 달하는 등 EV3보다 구매 문턱이 훨씬 높다. 앞서 기아 송호성 사장은 “EV6와 EV9은 얼리어답터층의 사랑을 받았다면 EV3는 얼리 메이저리티층을 공략하는 차종의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기아가 EV3 흥행을 위해 이른바 ‘팀 킬’에 나선 것도 주목된다. 기아가 최근 각 영업점에 배포한 ‘세일즈가이드북’에 따르면 EV3의 경쟁 차종으로 기아 니로 전기차와 현대자동차의 코나 전기차를 꼽았다. 니로와 코나 전기차보다 EV3의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고객에게 적극 알리라는 것이다. 전기차 수요가 크게 꺾인 상황에서 이 같은 전략은 조삼모사(朝三暮四)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올 1~5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1.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경쟁사 모델로 비교하는 게 관례인데 아마 경쟁사의 전기차보다는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자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 이상 EV3가 니로와 코나 수요만 뺏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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