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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회장님 그만 가셔야"…포스코 수장 장인화의 첫인상

입력 2024-06-23 15:36 | 신문게재 2024-06-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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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기 산업IT부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기자들과 첫 상견례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지난 3월 21일 포스코그룹 제10대 회장에 취임한 장 회장은 이날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끝내고 곧바로 경북 포항으로 가야 했다. 그런데 간담회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끝났음에도 기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악수를 청했다. KTX를 타도 포항까지는 2시간이 넘는 거리다. 이를 지켜보던 홍보 임원이 다급했던지 “회장님 그만 가셔야 합니다”라고 장 회장을 돌려세웠다. 그 말에 멋쩍게 웃음을 보인 장 회장은 미처 악수하지 못한 기자들을 바라보며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장 회장 취임 전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이야기는 그의 별칭이 ‘미스터 폴더 인사’라는 것이었다. 까마득한 후배에게도 90도 인사를 하거나 절대 반말하지 않고 존대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라고 했다. 실제로 본 그는 옆집 할아버지 같았다. 간담회 내내 푸근한 웃음이 그의 얼굴에서 가시지 않았다. 그동안 봐왔던 최고경영자(CEO)와는 무언가 다른 인품이 느껴졌다. 사실 재계 서열 5위의 그룹 CEO가 기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는 것도 흔치 않는 일이다. 그러고 보니 이런 말도 기억이 난다. “장 회장께서는 본인의 이야기를 먼저 하기보다는 후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스타일입니다.”

그의 이런 스타일은 회장 취임과 동시에 나섰던 ‘100일 현장동행’에서도 돋보였다. 광양제철소 직원이 반바지까지 복장 자율 완화를 요청하자 즉각 실행에 옮겼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장 회장은 위기에 봉착한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란 점도 있다. 오는 28일 취임 100일에 맞춰 장 회장이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신경영비전’에는 이런 ‘인자함’만 있지는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향후 3년간 포스코를 이끌 장 회장의 행보가 궁금하기만 하다. 

 

천원기 산업IT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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