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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서든 데스' 위기에 '리밸런싱' 급물살

입력 2024-06-21 06:42 | 신문게재 2024-06-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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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린동 SK 본사
SK그룹.(연합뉴스)

 

SK그룹이 주력 사업인 배터리와 석유화학 등의 부진한 실적과 함께 방만한 투자 등으로 인한 재무 부담 등이 커지면서 사업 전반을 최적화하는 ‘리밸런싱’ 작업 등 고강도 쇄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SK 주요 계열사는 올해 초부터 다양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 경쟁력 강화 등을 제고할 사업 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SK그룹이 오는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의 각 계열사 합병설과 매각설이 잇따라 제기돼 왔고, 20일에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설로 구체화되면서 SK그룹의 리밸런싱 향방이 업계 최대 화두로 급부상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공시를 통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유보적인 해명을 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에너지를 중심으로 석유 기반사업을,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사업을 하는 알짜 계열사다. 만약, 양사가 합병하면 화석연료부터 신재생에너지에 이르는 자산 총액 약 106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된다. 아울러 SK온을 SK엔무브와 합병해 상장하는 방안,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을 매각해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 바 있다. 재계는 에너지 사업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부진을 상쇄 필요성 등을 합병 검토 배경으로 꼽는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의 방만한 투자를 지적하고 ‘서든 데스’(돌연사) 위기를 재차 거론하면서 ‘질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후 SK그룹이 219개 계열사 간 중복사업을 조정하고 비핵심사업을 정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로 분산된 투자 기능을 SK㈜로 모두 이관해 투자 기능 일원화와 효율화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SK그룹의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는 지난해 SK하이닉스 등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영업손실 2조339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이사(사장)가 해임 통보를 받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명진 투자지원센터장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가장 큰 고민은 배터리와 석유화학 등 핵심 사업의 실적 부진에 따른 재무 부담 가중이다. SK온은 설립 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 이어졌고, 급기야 성민석 최고사업책임자(CCO)를 보직 해임하는 등 조직 재정비 작업을 시작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SK그룹에 대해 2020∼2023년 17조원 규모의 자본성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 중 8조원은 채무적 성격이 있는 자금 조달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기간 SK디스커버리 계열을 제외한 SK그룹의 현금 부족액은 50조원을 웃돌며, 외부 차입에 따른 재무 부담 증가분 36조원 외에도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17조원 이상의 자본성 자금을 조달한 걸로 추산됐다.

재계는 “SK의 경우 그동안 계열사 간 투자 기능이 중복된 지점들이 많았고, 투자 실적 역시 좋지 않아 쇄신의 필요성이 늘 상존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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