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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에 부는 ‘AI로봇 바람’…인력난·경쟁력 ‘두 마리 토끼사냥’

입력 2024-06-21 06:43 | 신문게재 2024-06-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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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제공=HD현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제공=HD현대)

 

조선 빅3인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이 인력난 해소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로봇 기술 도입에 나서면서 조선업계 전반으로 자동화 물결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조선업계에서는 용접과 도장 등 핵심 공정에 산업용 로봇과 협동로봇을 투입, 스마트 조선소로의 변신이 시도되고 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삼호중공업은 근로자의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해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엔젤로보틱스는 ‘엔젤 기어’ 시리즈라는 자체 개발한 산업용 착용형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엔젤 기어를 조선소 특유의 작업 환경과 근로자들의 신체 특성에 맞게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용접, 도장 등 육체적 부담이 큰 작업을 하는 근로자의 근골격계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엔젤로보틱스 측은 HD현대삼호중공업과의 협업을 통해 조선업에 특화된 웨어러블 로봇 제품군을 새롭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HD현대삼호중공업의 작업 현장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실제 적용 가능성과 효과성을 검증한 뒤, 향후 조선업계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갈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로봇 활용에 적극적이다. 자체 개발한 ‘키홀 플라즈마 배관 자동용접 장비’(K-PAW)를 국내 최초로 실제 건조 현장에 투입해 배관 초층 용접의 자동화를 이뤄냈다. 숙련공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배관 용접 작업을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하면서 용접 속도가 3배 이상 빨라졌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안에 K-PAW에 AI 기술을 접목해 완전 무인화된 용접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조선 공정의 자동화와 효율화를 위해 대규모 로봇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조선소 곳곳에는 대형 산업용 로봇을 배치해 용접과 그라인딩 작업을 자동화하고 있다. 용접 로봇은 숙련공의 손길이 필요했던 용접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며, 그라인딩 로봇은 용접 후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한화오션은 후판 가공 공정에서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25mm 두께의 후판을 절단하고 용접하는 데 기존에는 여러 번의 용접 작업이 필요했으나, 초고출력 레이저 로봇을 도입하면 단 한 번의 용접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용접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용접부의 품질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 빅3의 AI·로봇 기술 도입은)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이제 조선업도 본격적인 스마트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며 “초기 투자 비용이나 인력 운용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있을 순 있지만 로봇과 AI, 그리고 사람이 협업하는 새로운 제조 모델을 만들어간다면 생산성과 품질, 안전, 고용이라는 여러 과제를 동시에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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