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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 투자자 모임' 상장 당일 요동치는 스팩 주가

입력 2024-06-20 12:36 | 신문게재 2024-06-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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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락을 보이는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0을 통해 생성한 ‘급등락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 (이미지=ChatGPT 4.0, 편집=이원동 기자)

 

지난 18일 상장한 DB금융스팩12호가 코스닥 상장 첫날 107% 급등하며, 뜨거워진 공모주 투자열기를 입증했다. 다만 상장 당일 급등락을 거듭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팩(SPAC)이란 비상장 기업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증권사가 설립하는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로 통상 코스닥에 상장한다. 스팩은 합병이 유일한 목적으로, 실존한다고 보기 어려운 회사다, 따라서 합병 전까지는 통상 공모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상장을 호재로 삼아 요동치는 일이 적잖게 일어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상장한 DB금융스팩12호는 4925원으로 장을 시작해, 장중 한때 5350원까지 기록했으나 결국 2065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DB금융스팩12호의 거래량은 약 8345만건에 달했다. 거래대금도 3165억원으로 최근 영일만 석유 매장 가능성으로 관심이 모이고 있는 한국석유(2376억원)보다도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처럼 최근 스팩에 대한 단타 투자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미래에셋비전스팩4호는 한때 공모가 대비 254% 오른 708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래에셋비전스팩4호는 오후 들어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며, 결국 시가보다 낮은 2255원에 장을 마쳤다.

통상 스팩은 ‘인수합병만을 목적으로 하는 상장기업’이기에 상장 이후에도 공모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6월 26일부터 신규 상장 당일 가격 제한 폭이 기존 공모가 대비 260%에서 400%로 높아지며 투자자들의 관점이 바뀌었다. 제한 폭 확장 이후 상장 당일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모습을 나타내자 투자 관심이 모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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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6일부터 올해 6월 20일까지 상장한 스팩은 총 42종목이다. 이 중 지난해 7월 상장된 교보14호스팩은 상장 당일 종가 기준 240.5%, DB금융스팩11호도 121.8% 오르며 세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두 자릿수 이상 상승률을 보인 스팩도 10종목에 달했다. 올해 상장 스팩 중에선 지난 3월 상장된 ‘하나32호스팩’이 25%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상장 당일 주식 관련 토론방에서는 스팩 단타를 부추기는 글이 속속 올라온다. 그러나 단기에 주가 거품이 빠지는 일이 빈번하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스팩 합병 검토시 지분율 희석을 우려해 주가가 비싼 스팩과는 합병을 꺼리기에, 스팩 주가는 상장 후 1~3거래일 내 공모가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변동성 위험과는 별개로 스팩 투자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DB금융스팩12호는 청약 경쟁률 790대1을 기록했으며, 지난 3월 상장한 하나스팩32호는 2390대1까지 치솟았다. 하나스팩32호가 기록한 청약 경쟁률은 지난 2009년 스팩 제도 도입 이후 최고 경쟁률이다.

문제는 스팩 주가 과열이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스팩 상장 후 유효기간은 3년이다. 3년 내 합병할 기업을 찾지 못하면 해산됨과 동시에 주주들에게 내부에 있는 자산을 돌려준다. 즉, 스팩이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한 채 그대로 해산할 경우 적정가(공모가 수준) 이상으로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는 고스란히 손실이 발생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합병하기 전까진 실체가 없는 껍데기 회사에 불과한데, 단타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주가가 과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로 스팩 주가 변동성이 커졌기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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