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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보수 주주 손으로 결정하나…자본시장연구원 세미나 "한국식 세이온페이 필요"

입력 2024-06-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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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이미지=자본시장연구원)
‘세이온페이(Say-On-Pay)’ 즉,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 투표권을 한국 특성에 맞게 도입해 이사 보수 결정에 관한 주주의 권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9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는 자본시장연구원·고려대학교 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임원 보상의 최근 흐름과 규율 체계 개선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이창민 한양대학교 교수는 세미나에서 “한국은 이사 보수 결정에 관한 주주들의 권리가 제한적이고 이사 보수 결정의 합리성을 담보하기에 제도가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정관상 보수를 정한 경우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주주총회 결의 시에도 보수 관련 구체적 사항이 아니라 전체 이사의 보수 총액 한도만 승인하는 형태로 관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영국식 세이온페이 제도를 한국의 특성을 고려해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상법에 도입할 경우 보수정책 및 보수수준(보수보고서)에 포함해야 할 내용은 시행령으로 정하되, 부실 공시가 일어나지 않도록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이온페이는 과거의 보수수준과 미래의 보수정책 관련 구체적 내용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표결을 거치는 제도로, 2003년 영국에서 처음 시행됐다. 세이온페이에 따르면 이사보수정책은 주주의 승인을 얻어야 집행할 수 있으며, 보수정책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는 최소 3년마다 이루어진다.

특히 그는 “대기업집단(재벌) 지배주주의 보수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며 지배주주가 여러 계열회사로부터 보수를 받는 것이 허용되는지, 불법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어떻게 할 건지 등을 밝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한국 상장사는 해외 주요국에 비해 임원 보수에 대한 주주의 인 권한이 제한적인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의 총 한도뿐 아니라 보수 산정 기준 등의 구체적 내용을 결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 보수의 산정 기준과 근거를 기재한 사업보고서의 공시가 주주총회 1주 전에 이뤄져, 주총 10일 전에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하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사업보고서를 확인하지 못한 채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주주총회 소집통지 시 또는 그 이전에 이사 보수의 산정기준과 근거가 공시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개별보수가 공시되는 임원 5인의 경우 계열사에서 받는 보수와 합산해 공시하고, 소득세법상의 보수가 아닌 실제 받은 보상(미행사 스톡옵션)이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재용 서울대학교 교수는 “한국 기업의 최고경영진과 임원 보상은 대부분 매출, 영업이익 등 단기 재무성과에 기반한 현금성과급으로 주가가 떨어져도 정작 패널티를 받는 경영자는 아무도 없는 구조”라며 “한국 기업들은 주식 기반 장기성과급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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