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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슈퍼 팹리스의 탄생…과제는?

칩 양산 생태계 달라…로드맵 통합 변수
"갑작스러운 합병"…경영진 일부, 합병 사실 전날 들어
삼성 파운드리 최대 피해자 되나…TSMC 이용 가능성 높아

입력 2024-06-12 16:45 | 신문게재 2024-06-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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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온 사옥.(사진=전화평 기자)

 

AI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의 합병으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12일 합작을 선언한 양사는 칩 양산을 위한 생태계가 다른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리벨리온은 삼성전자 생태계에 포함돼 있다. 탑재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칩도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며, 양산도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진행한다.

반면 사피온코리아는 SK ICT 연합 3사(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스퀘어)의 자회사인 만큼 SK하이닉스의 메모리를 공급 받아왔다. 파운드리 역시 대만 TSMC를 이용했다. 양사의 칩 양산 생태계가 완전히 다른 셈이다.

다만 사피온코리아가 최신 칩인 X330에는 SK하이닉스의 GDDR6를 탑재했지만, 전제품인 X220에는 삼성전자의 메모리를 탑재한 바 있다.

양사의 칩 로드맵을 어떻게 통합할 지도 변수다. 양사는 현재 개발 끝물인 ‘리벨(Rebel)’과 양산에 돌입한 X330 이후 칩부터 로드맵을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개발이 진행되고 있던 리벨 쿼드(Quad)와 X430은 개발을 멈춘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엔지니어들이 투입돼 실사한 뒤 로드맵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피온코리아 관계자도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서로가 실사할 단계”라고 했다.

합병이 갑작스러웠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양사의 합병이 몇 달 전부터 진행됐으나 지주사와 일부 경영진만 합병 과정에 함께했다. 상당 수의 구성원은 물론, 양사 고위 관계자 일부도 합병 사실을 직전에 들었다. 사피온코리아의 경우 10일까지 투자사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기도 했다. 이날 합병 발표 사실을 알았다면 투자의향서를 받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합병이 갑작스러운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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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리벨리온 CEO(최고경영자).(사진=리벨리온)

 

양사의 합병에 가장 큰 피해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피온코리아의 모기업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는 TSMC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최대 주주인 SK ICT 3사 연합의 일원인 만큼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이용하게 될 지 여부는 전적으로 그들의 판단에 달렸기 때문이다.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SK 측에서 허가할 지 모르겠다”며 “이 부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반도체 업계 생태계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가 한국의 에코시스템을 키워야 된다고 생각하는 걸로 안다”며 “한국 반도체를 살리는 차원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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