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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카카오 첫 데이터센터, 먹통 트라우마 딛고 무중단 운영 설계

입력 2024-06-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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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사진=카카오)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 일명 ‘1015사태’는 저희에게 트라우마와 같은 뼈아픈 경험이었습니다.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은 국내의 어떤 기업보다 데이터 안전성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원점부터 재검토한 곳입니다.”

정신아 대표는 11일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 프레스투어에 참석해 “카카오 서비스가 국민의 일상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전 국민의 일상을 지킨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지었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경기 안산시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에 위치한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은 연면적 4만7378㎡의 하이퍼스케일(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규모다. 최대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6EB(엑사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센터는 운영동과 전산동으로 이뤄졌으며 운영동1·2층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투어를 계획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정 대표는 다른 데이터센터와의 차별점으로 “이중화를 통한 24시간 무중단 운영, 화재 대응, 친환경 통합 설계”를 꼽았다. 실제로 이날 기자가 직접 둘러보니 어떤 상황에도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카카오의 의지가 곳곳에서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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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 3층 서버실. (사진=카카오)

 

데이터센터의 서버는 0.02초만 전력 공급이 중단돼도 다운된다. 카카오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런 것도 이중화했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전력, 냉방 설비, 통신 등 모든 것을 이중화해 무정전 전력망을 구축했다.

전산동 3층 서버실에 들어서자 서버의 열기를 식히는 냉수 공급망과 냉동기, 전력망이 모두 이중화 처리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전력은 배터리와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를 통해 공급 받았다. 변전소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 비상 발전기가 10시간 가동되고 이후 추가적인 주유로 전기를 생산하게끔 설계해 무정전 전력망을 구축했다.

2층 배터리실에는 주황색 박스인 배터리 위로 간이 소화기와 내부 스프링쿨러인 노즐이 보였다. 카카오는 4단계의 자동 화재 대응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 중으로 과거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 중인 모습이었다. 불이 나기 쉬운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를 대비하기 위해 배터리 전원 차단 및 방염천, 소화 약제, 방수천 및 냉각수 분사 통해 4분만에 진화하도록 했다. 화재 시 배터리 캐비닛 모듈 단위로 대응하며 배터리 자체가 전소된다.

데이터센터는 홍수, 태풍, 해일, 지진 등 각종 자연재해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했다. 특히 6.5규모의 강진에도 끄덕 없도록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준하는 내진 설계를 했고 다른 데이터센터와 달리 주요 설비를 지하가 아닌 지상 1·2층에 배치했다.

옥상으로 올라가자 모터 없이 냉각하는 프리쿨링 냉동기와 태양광 패널이 가득했다. 카카오 측은 “이외에도 디자인 단계부터 단열 자재 사용, 고효율 장비 및 LED 조명 사용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총 에너지 사용량을 30% 감소시키고 연간 에너지 비용을 약 31억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안산에 이어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부지 선정 과정에 있다고 발표했다. 신규 데이터센터는 AI 기술 기반 서비스 및 미래 기술 환경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데이터센터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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