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석유화학 · 정유 · 가스 · 전력

배터리 필수 소재 ‘분리막’ 시장, 지각 변동 오나

입력 2024-06-12 05:00 | 신문게재 2024-06-12 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sk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이 생산된 분리막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SKIET)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분리막업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인한 업황 둔화, 미국 대선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 확대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분리막 핵심기업들을 중심으로 매각설, 사업 철수설이 거론되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게 될지 주목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용 분리막 생산 자회사 SKIET는 최근 화제의 중심에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사업 재편과 배터리 자회사 SK온을 지원하기 위해 SKIET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아직 지분 일부 매각이 될지, 경영권까지 포함한 통매각이 될지 알 수는 없으나 이미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SKIET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분리막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을 좌우하는 소재다. 배터리 폭발 방지를 위해 양극과 음극이 닿지 않도록 막아주면서도 리튬이온이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 SKIET는 그중에서도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습식 분리막 시장의 1위 기업으로 꼽힌다.

업계 일각에서는 분리막이 리튬이온배터리에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알짜 계열사인 SKIET를 매각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나온다.

SKIET는 올해 초 구체화하려던 북미 투자 계획도 내년 이후로 미룬 상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규정에 따라 국내 분리막 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이 부진한 데다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북미에 진출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대내외 변수도 많기 때문이다.

양극재와 함께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는 LG화학도 북미 투자 결정이 멈춘 상태다. 분리막 코팅 기술을 보유한 LG화학은 분리막 원단 기술을 갖춘 일본 도레이그룹과 손잡고 헝가리에서 분리막 원단을 양산하고 있다. 도레이는 세계 7위의 글로벌 분리막 제조사다.

현재 헝가리 합작 사업의 양사 지분율은 각각 50%로 같지만, 연말이면 LG화학과 도레이의 지분 구조는 70대 30으로 바뀐다. 이와 관련, IB업계에서는 도레이그룹의 ‘분리막 사업 철수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도레이 측은 “사실 무관”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LG화학 측도 이 같은 지분 구조 변동은 합작사업 계약 당시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도레이의 한국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도 “현재까지 분리막 사업에 있어서 변동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해 분리막 회사인 도레이배터리세퍼레이터필름한국(TBSK)을 인수한 바 있다.

또 다른 국내 분리막 제조사인 더블유씨피(WCP)는 전기차 시장이 다시 성장할 것으로 보고 분리막 수요가 증가할 때를 대비해 생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북미 투자는 내년 초 최종 후보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리막이 필요 없는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되더라도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는 수요가 꾸준히 있을 것”이라며 “분리막 사업은 여전히 성장성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