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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전기차도 판매 부진…지난달 200대도 못 팔았다

GV60 올해 누적 판매량 87.3% 감소
5500만원 초과 전기차 가격 저항 커
업계 "고급차 브랜드 가치 제공해야"

입력 2024-06-12 05:00 | 신문게재 2024-06-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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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1 14;20;28
제네시스의 엔트리 전기차 GV60. (제네시스 제공)

  

캐즘 이후, 전기차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제네시스 전기차가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을 전부 합쳐도 채 200대를 넘지 못하는 등 ‘비싼 전기차’는 안 팔린다는 공식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지난달 판매한 전기차는 169대에 불과하다. 작년 같은 달에는 1000대를 넘겼지만 올해는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에 8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다. 제네시스가 판매 중인 전기차는 전용 전기차 GV60을 비롯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개조해 만든 G80, GV70 전동화 모델 등 3개 모델이다. 이중 타격이 가장 컸던 모델은 GV60으로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보다 85.3% 감소한 88대에 그쳤다. G80 전동화 모델과 GV70 전동화 모델 역시 각각 25대, 56대에 불과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G80은 77.7%, GV70은 82.9% 각각 감소했다.

제네시스 전기차의 올해 누적 판매 역시 656대에 그치는 등 체면을 구겼다. 이 같은 라인업이 처음 꾸려진 2022년(1~5월)에는 4966대에 달했지만 지난해 3809대 등 제네시스 전기차 판매량은 매년 폭락 수준이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 밖으로 흘러가면서 제네시스가 차세대 전기차 개발 시기를 연기했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전기차는 가격에 민감하지만 제네시스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우려해 가격을 쉽게 내릴 수도 없는 차종이다. 실제 형제사인 기아는 이달 전기차 전용 할인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현대차나 제네시스는 공개적인 할인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시장 분위기가 크게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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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수요 감소가 일차적인 문제지만 ‘가격만 비싸’라는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극복하지 못하면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5500만원 초과 전기차라는 점에서 가격 저항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제네시스 전기차 중 엔트리 모델인 GV60만 하더라도 기본형 가격이 약 6400만원에 달한다. 이른바 ‘풀옵션’ 가격은 7000만원을 훌쩍 넘겨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없다. G80과 GV70 전동화 모델도 기본형 가격이 7000만원을 넘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전 인프라 부족 등 불편을 감수하고 고가의 전기차를 구입하기 쉽지 않다. 제네시스의 경쟁자이자 고속 성장을 이어갔던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독일 럭셔리 전기차가 올해 부진에 빠진 것도 같은 이유다. 벤츠의 전기차는 올해 판매량이 1000대나 빠졌고 BMW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도 판매량은 정체 상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라는 가치를 주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네시스 포함 현대차가 판매하는 전기차 중 올해 판매가 늘어난 것은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코나 전기차 뿐이다. 코나 전기차는 올해 판매량이 1267.2% 급증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제네시스보다 비교적 가격 경쟁력이 높은 아이오닉5나 아이오닉6는 전용 전기차라는 장점에도 불구 올해 판매량이 35.5%, 70.8% 각각 줄었다. 일부 트림의 경우 보조금 100%를 받지 못하는 게 결정타였다. 업계 관계자는 “호기심에 전기차를 소유하겠다는 얼리 어댑터 수요가 이젠 없는 상황”이라며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더라도 가격이 내연기관차와 동등해지지 않으면 판매 회복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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