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IT·모바일·방송통신·인터넷

혁신 빠진 애플, AI 공개에…"월가, 하품했다" 일침

입력 2024-06-12 05:00 | 신문게재 2024-06-12 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24061201000737200034251
애플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 본사에서 개최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 모습.(연합뉴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자사 기기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하고, 음성비서 ‘시리’(Siri)에 오픈AI의 최신 버전인 ‘챗GPT4o’를 탑재하는 등 AI 전략을 공개하며 AI 대전 합류를 선언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1시간 45분 넘게 진행된 행사 내용과 달리 2% 가까이 주가가 하락하는 등 냉담한 반응이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열린 ‘연례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개인용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우리가 오랫동안 노력해 온 순간”이라며 “떨리는 마음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강력한 생성형 AI 모델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OS에 심는다. AI는 언어와 이미지, 행동은 물론, 개인적인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텍스트를 요약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용자가 필요할 때 가장 관련성 높은 데이터를 검색하는 데 도움을 주고, AI 기능은 온디바이스 형태로 제공되거나 정보 유출이 없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처리되는 방식이다. 또 통화 중 녹음을 하면 통화자 모두에게 녹음 사실이 자동으로 알려지고, 통화를 마치면 요약본을 만들어 준다.

이와 함께 애플은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 음성 AI 비서 시리에 챗GPT를 접목시켰다. 시리는 2011년 처음 공개한 음성 비서로, 10여년 만에 생성형 AI를 탑재해 ‘더 똑똑한’ 대화형 AI 비서로 진화됐다.

애플은 “시리는 일일 요청 건수가 15억건에 달하는 지능형 AI 비서의 원조”라며 “올해 말 챗GPT4o가 통합되며, 다른 AI 기능도 추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챗GPT4o는 오픈AI가 지난달 발표한 챗GPT 최신 버전으로써, 사람처럼 음성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시리는 회의록을 요약해 동료들과 공유해달라고 요청하면 해주고 스케줄을 짜달라고 하면 짜주는 등 이용자들이 각종 정보를 찾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특정 자료가 이메일이나 문자, 사진첩 등 어디에 있는지 모를 때도 시리에게 물어보면 곧바로 찾아주는 식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우리는 수년 전부터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해왔으며, 생성형 AI는 이를 더욱 새로운 강력한 차원으로 만들어준다”면서 “애플 인텔리전스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팀 쿡의 이 같은 자신감과 달리 시장 안팎에서는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의 AI 생태계에 대해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공개된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요 기능들이 이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서 제공하고 있는 데다가 주요 경쟁사들은 생성형 AI를 넘어 인간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AI 또한 삼성전자가 올 1월 갤럭시 AI 생태계에서 선보인 개념이기도 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행사에 앞서 ‘애플이 AI 경쟁에서 경쟁사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구글과 MS가 생성형 AI의 혁신에 앞서가는 데 비해 애플이 뒤 처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9%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은 “챗GPT 도입 등 많은 AI 기능에도 월가는 하품했다”고 평가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