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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참여연대, 조규일 진주시장의 준비 안 된 ‘뜬금포 제안’은 진주·사천 통합의 방해요인

입력 2024-06-1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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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참여연대가 지난달 20일 조규일 진주시장의 진주·사천 행정통합 제안과 관련해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 모두가 당황한 조규일 진주시장의 제안

지난달 20일 조규일 진주시장의 ‘진주·사천 행정통합’ 제안 기자회견이 있었다. 조규일 시장의 뜬금없는 제안은 사천시와는 분란을, 진주시민들에게는 논란만 일으켰다. 또한 제256회 정례회 진행 중 시장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야 할 일부 시의원들은 오히려 이를 두둔하는 모습이 보였기에 진주참여연대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자 한다.

진주시는 지난 2011년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행개위)에 진주·사천 행정통합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 따라 행개위는 행정구역 통합 관련 활동을 했으나 사천시 주민여론조사 결과 찬성 50%를 넘지 못해 통합절차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진주·사천 통합에 대한 사천시청의 과거 조직적인 반대활동을 고려했다면 조규일 진주시장은 기자회견 이전에 더욱 체계적으로 준비했어야 했다. 그러나 조 시장은 경남도나 사천시는 물론이거니와 진주시에서 조차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았고 기자회견문은 통합제안인지 선전포고문인지 구별하기조차 어려웠다.

◇ 진주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 조규일 진주시장

조규일 진주시장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고려 태조 23년인 서기 940년에 우리 지역이 강주에서 진주로 개명된 이래 서부 경남은 진주를 중심으로 성장했다”고 주장했으나 진주가 서부경남이 아닌 경남의 행정수부가 된 것은 685년 청주로 개명한 이후부터라고 시 홈페이지에 나온다. 진주의 명칭은 940년 이후에도 진합주도·진양·진산 등 다양하게 불렸으며 1995년까지 진주의 일부는 진양군이었다. 조 시장은 “1906년과 1914년의 행정구역 개편 전까지 사천과 진주는 한 뿌리에서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한 뿌리가 과거 행정구역 개편과정에서 진주의 일부가 사천에 편입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라면 사천만 진주의 ‘한 뿌리’라며 통합을 제안할 것이 아니라 진주의 일부가 편입된 산청·하동·남해·고성 등 진주와 인접한 거의 모든 시·군들에게도 전부 통합을 제안해야 한다. 조 시장이 역사적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항공청 이전에서 진주 중심성을 강조하기 위한 역사 오용이다.

◇ 역사뿐만 아니라 현재도 모르는 조규일 진주시장

진주시장은 통합제안회견문에서 ‘진주와 사천이 동일생활권’이라며 ‘남강댐에서 생산된 수돗물을 나눠 쓰고’라고 말한다. 서부경남이 남강댐의 수돗물을 나눠 쓰고 있으나 수도요금은 다르다. 사천의 수돗물은 진주에 비해서 과거에는 두 배 이상 비쌌고(2010년 진주 521원·사천 1235원) 현재도 최저단가 기준으로 29% 이상 비싸게 남강물을 먹고 있다. 매년 남강댐으로부터 많은 피해를 볼 때는 한마디 위로의 말도 없었던 진주시장의 ‘수돗물’, ‘동일생활권’ 운운은 수도요금을 더 내는 사천시민들을 우롱하는 언행이다.

◇ 통합제안은 선언이 아니라 행동으로

조규일 진주시장은 지역 성장동력인 항공산업을 지키기 위해서 “경남 공동체 전체가 하나로 뭉쳐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진주시가 타지역과 재벌들의 항공산업 빼먹기 시도에 대해 사천과 어떤 공동대응을 했는지 모르겠다. 사천시가 항공산업 생태계 완성을 위해서 MRO를 대한항공·인천공항공사로부터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할 때 진주시는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듣지 못했다. 항공산업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행동’ 없이 ‘우주 항공청 본청사 위치’ 운운하는 것은 누가 봐도 뒤통수치는 것이지 공동의 미래를 위해 ‘하나로 뭉쳐서 대응’하는 것이 아니다.

◇ 통합은 협박이 아니라 공감에서 시작

조규일 진주시장은 제안문에서 “최근 일부에서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의 광역화 문제도 ‘선 통합·후 설치’라는 전제하에 진행할 수 있다”며 국도 3호선 등의 광역행정 요구도 행정통합을 전제로 한 뒤에 ‘주민민원’을 해결해 나가자고 한다. 조 시장이 “행정통합으로 고통받았다”는 사천시의 통합반대 논리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였다면 이렇게 말을 할 수는 없다. 통합을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 먼저 다양한 공동사업을 제안해야지 ‘통합’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사업도 같이 할 수 없다는 건달들이나 할 법한 협박은 통합이 아니라 싸우자는 제안이다.

◇ 바늘허리에 실 매어 못쓴다.

사천과 진주가 다양한 사업을 함께하며 서로 필요성을 높인 후에 제대로 시작할 수 있다. 조 시장의 통합제안은 주민요구·수요조사·여론정취·정책토론회·자치단체 간 협의 등 주민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적절한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기에 했어야 했다. 주민들이 마음으로 합의하는 통합이어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도시 간에 분란만 일으키고 주민들에게 상처만 주는 말뿐인 통합제안은 행정력만 낭비한다.

◇ 이제 의회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조규일 진주시장의 뜬금없는 제안은 ‘행정통합’은커녕 사천시민들에게는 ‘상처’, 진주시민들에게는 ‘부끄러움’만 주었다. 조 시장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서 시장의 사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재 상황에 비춰보아 진주시의회가 사천주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사과의 말을 전해야 한다. 상대방에게 통합을 제안하기 전에 진주와 사천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찾고 시민들의 공론의 장을 확대하며 집행부가 통합이라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양 시의 발전을 위한 공동행동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지속적으로 권고해야 한다. 이웃끼리 통합은 못해도 싸우지는 않도록 진주시 의회가 행동해야 한다.

경남=정도정 기자 sos683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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