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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땅, 대만 上] 대만, IT 하청서 AI 시대 갑(甲) 되다

입력 2024-06-11 06:47 | 신문게재 2024-06-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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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개화와 함께 반도체 지형도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이었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급변하는 등 전통적인 수급 밸런스가 깨졌다. 그 중심에 글로벌 반도체 공룡들의 단순 하청에서 출발한 섬나라 대만이 있다. 브릿지경제는 대만이 전자기기 하청의 땅에서 AI 시대 ‘갑(甲)’으로 자리 매김 한 이유와 수급 밸런스 변동 이후 가격 및 시장 진화 방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계 수혜 가능성, 향후 전망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해 본다.<편집자 주>


하청(下請). 단어 의미 그대로 수급자가 맡은 일의 전부나 일부를 제삼자에게 맡긴다는 뜻이다.

오늘날 반도체 중심지로 우뚝 선 대만은 과거 국제적인 반도체 하청 국가에 불과했다. 자체적으로 설계하는 칩의 수량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칩의 위탁 생산 수량이 훨씬 많았다. 사실 현재도 이런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를 앞세워 빅테크의 반도체를 양산하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변한 건 반도체 시장이다. 기존 반도체 시장은 수요자 우선이었으나, AI 수요 급증과 함께 공급자 우선 시장으로 균형이 틀어졌다. AI를 구현하는 고성능 칩을 제작할 수 있는 업체가 한정적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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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사진=TSMC)

 

◇파운드리 절대강자 TSMC의 존재

대만에는 오랜 기간 공정 기술을 갈고 닦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가 있다. TSMC는 전세계에서 AI칩을 양산할 수 있는 3개 업체 중 하나다. 그러나 초미세공정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인텔은 파운드리 진출 역사가 짧은데다, TSMC의 미세공정 기술에서 한 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세계 학습용 AI칩을 9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TSMC에만 위탁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TSMC의 공정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AI칩 업체들이 계속해서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급의 공정을 거친 칩이라도 TSMC에서 양산된 칩의 성능이 더 좋기 때문이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대당 5000억원을 넘어가는 고가 장비 ‘하이 NA EUV(극자외선)’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AI칩 생산 가격 인상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2분기에도 웨이퍼 가격을 12% 인상한 바 있다.

한 팹리스 관계자는 “하나의 칩을 TSMC와 다른 파운드리에 맡겨 샘플을 받은 적 있는데 TSMC에서 양산된 칩이 20~30% 정도 더 높은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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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컴퓨텍스 2024.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기조연설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사진=엔비디아)

 

◇IT박람회 컴퓨텍스, 달라진 위상 선봬

최근 대만에서 진행된 IT박람회 컴퓨텍스가 달라진 대만의 위상을 보여준다. 컴퓨텍스는 1981년에 시작된 행사지만 오늘날처럼 반도체, AI 등 딥테크를 다루는 박람회는 아니었다. 2010년대만 해도 PC,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게임용 제품 전시가 대부분이었다.

키노트(기조연설) 연사 역시 더욱 화려해졌다. 10년 전인 컴퓨텍스 2014는 주요 연사 중 상당수가 기업의 임원이었다. 당시 최대 스폰서였던 인텔은 2인자 르제 제임스 총괄 사장을 키노트 연사로 참석시켰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도 닉 파커 부사장을 기조연설자로 내세웠다. AMD, 브로드컴 등도 임원을 연사로 내세웠다. 반면 올해 컴퓨텍스에는 △리사 수 AMD CEO(최고경영자) △팻 겔싱어 인텔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이 직접 참여했다. 다만 AI칩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젠슨 황 CEO가 컴퓨텍스에 매년 개근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4보다 화려한 키노트 라인업이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대만에 투자를 약속했다. 엔비디아는 243억대만달러(약 1조310억원)를 투자해 ‘AI 혁신 R&D센터’를 대만 내 구축한다. 당국은 투자금의 약 27%인 67억대만달러(2842억원)를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센터는 1000여명이 근무한다.

AMD는 50억대만달러(2121억원)를 투자해 아시아 첫 R&D센터를 설립한다. 대만 업체와 협력해 AI반도체 서버도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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