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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용객은 느는 데 객단가는 뒷걸음질… 면세업계 인천공항 임대료 부담에 ‘시름’

7월부터 임대료 정책 '여객당' 임대료로 산정
외국인 1인당 구매액 43.2% 감소…부담 ↑
공항 면세점 출혈 보완하는 시내면세점 매출도 ↓

입력 2024-06-11 06:00 | 신문게재 2024-06-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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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의 모습. (사진=연합)

 

코로나 엔데믹 후에도 침체를 겪고있는 면세업계가 이번에는 값비싼 ‘자릿세’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인천국제공항의 새 임대료 책정 방식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1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면세점 임대료 정책이 ‘여객당 임대료’로 바뀐다. 공항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기존 고정임대료(고정 최소보장액)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여객수가 곧 매출 증가를 의미하는 것도 아닌 데다 코로나19 이전보다 객단가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은 80만명이다. 전년 같은 기간 44만명 보다 81.6%나 늘었다. 그러나 이 기간 국내 면세점 매출은 9654억원에서 3.1% 증가한 995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은 220만원에서 125만원으로 43.2% 줄었다. 최근 여행 트렌드가 쇼핑보다 체험 중심으로 바뀐 데다,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외국인들이 예전처럼 면세쇼핑을 즐기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 여행객들의 객단가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인천공항을 찾는 여객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은 현재 2터미널을 확장하는 4단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활주로 증설을 포함한 공사인 만큼 올해 말 공사가 완료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 수요 능력은 현재 7700만명에서 2900만명 늘어난 1억600만명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업계의 임대료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현재는 공사로 인해 일부 영업장의 경우 고정 영업요율 방식의 임시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4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 정식 매장으로 전환이 완료돼 임대료가 현실화된다.

면세점들은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할 까봐 우려하고 있다. 과거 면세업체들은 시내면세점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공항면세점 출혈을 뒷받침해 왔으나, 지금은 시내 면세점 매출도 예전 같지 않다. 실제로 주요 면세점들의 1분기 실적은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롯데면세점은 영업손실 28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신라면세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77%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 영업이익도 72억원으로 17.1% 축소됐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영업손실은 42억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면세업계 중 시내면세점 볼륨이 가장 큰 롯데면세점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매출이 절반 수준 회복에 그치고 있다.

면세업계 안팎에서는 업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에 따른 출혈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여객수에 면세점을 이용한 어린 아이까지도 포함되는 구조”라며 “올해 하반기 제2여객터미널과 활주로를 확장하는 공사까지 마무리되면 여객 수가 크게 늘어나 임대료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송수연 기자 ssy12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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